드라마는 끝까지 못 봤는데 노래는 아직도 듣고 있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한테는 중국 드라마 OST가 그렇습니다.
처음 걸린 게 진정령 OST였어요. 2019년 거라 벌써 몇 년 됐네요. 드라마는 초반에 인물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 놓쳤는데 노래는 남았습니다.
중드 OST가 다른 나라 드라마 OST랑 다른 점이 몇 개 있어요.
첫째, 곡이 진짜 많습니다. 메인 테마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캐릭터별로, 관계별로 곡이 따로 붙어요. 앨범 하나에 스무 곡 넘게 들어가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안 봐도 앨범만으로 이야기 흐름이 대충 느껴져요.
둘째, 같은 곡의 버전이 여러 개 나옵니다. 남자 솔로, 여자 솔로, 듀엣, 그리고 배우들이 직접 부른 버전까지요. 저는 배우 버전이 더 좋을 때가 많아요. 노래를 잘해서가 아니라 그 목소리에 캐릭터가 붙어 있어서요.
셋째, 가사가 어렵습니다. 문어체 한자어가 그대로 들어가서 번역본을 봐도 뜻이 잘 안 잡혀요. 근데 그게 오히려 좋습니다. 무슨 말인지 반쯤만 알아듣는 상태로 듣는 게 묘하게 잘 맞아요.
진정령 OST 중에 제일 유명한 건 두 주연이 같이 부른 곡인데, 이건 드라마를 안 본 사람도 어디선가 한 번은 들어봤을 겁니다. 피리 소리로 시작하는 그 곡이요.
근데 저는 그 곡보다 중간에 나오는 잔잔한 것들이 더 좋았습니다. 이름을 정확히 못 외워서 매번 앨범을 처음부터 틀어놓고 그 곡이 나오길 기다려요 ㅋㅋ 이게 제일 비효율적인 감상법인 건 아는데 고쳐지질 않습니다.
혹시 중드 OST 좋아하시는 분 계시면 다른 작품 것도 추천해주세요. 저는 아직 이거 하나에 갇혀 있습니다 ㅠㅠ 드라마를 안 보고 OST만 듣는 사람한테도 괜찮은 앨범이면 더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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