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캐러셀을 꼭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검색해 봤는데, 읽는 글마다 캐러셀이 뭔지만 설명하고 끝나서 답답하셨을 거예요. 뜻은 알겠는데 그래서 내 사이트에 달아야 하는 건지, 달면 검색에 유리한 건지는 어디에도 안 나오니까요.
이유가 있습니다. 캐러셀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서로 전혀 다른 물건 세 가지가 돌아다니고 있어요. 전문가들이 "꼭 해야 한다"고 할 때와 여러분이 검색해서 읽은 글이 서로 다른 캐러셀 얘기를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화면에 이미지 슬라이더를 단다고 검색 순위가 오르지는 않습니다. 검색 노출과 직접 관련된 캐러셀은 따로 있고, 그건 레시피·강의·영화·식당 같은 특정 글에만 해당돼요. 아래에서 세 가지를 갈라 보고, 내 사이트가 어디에 속하는지 가려 드릴게요.

캐러셀(Carousel)은 원래 회전목마를 뜻하는 말이에요. 여러 장을 한 자리에서 돌려 가며 보여주는 모양이면 전부 이 이름으로 부르다 보니, 지금은 세 군데에서 각자 다른 뜻으로 쓰입니다.
화면 캐러셀 : 홈페이지 맨 위에서 좌우로 넘어가는 이미지 슬라이더입니다. 보통 "캐러셀 뜻"을 검색하면 나오는 게 이쪽이에요. 디자인 요소이고, 검색엔진에 뭔가를 알리는 장치가 아닙니다.
검색 결과 캐러셀 : 구글에서 레시피나 영화를 검색하면 결과 위쪽에 사진 카드가 가로로 줄지어 뜨죠. 그 카드 줄입니다. 사이트가 구조화 데이터라는 표시를 해 줘야 만들어질 수 있어요. SEO 얘기가 나오는 건 이쪽입니다.
인스타 캐러셀 : 한 게시물에 사진을 여러 장 묶어 옆으로 넘기게 올리는 방식이에요. 카드뉴스라고 부르는 그것입니다. 웹사이트 검색 노출과는 별개의 이야기고요.
그러니까 "캐러셀을 해야 한다"는 문장은 셋 중 어느 것인지 먼저 정해야 의미가 생깁니다. 내 사이트에 해당하는 게 뭔지 보려면 앞의 둘을 하나씩 뜯어봐야 해요.
홈페이지 첫 화면에 이미지를 돌려 보여주는 슬라이더를 달면 검색에 유리하다는 말이 있어요. 구글 공식 문서에서 그런 내용을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슬라이더는 보여주는 방식일 뿐이라서, 달았다고 순위를 주는 기준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요.
오히려 손해가 나는 쪽을 먼저 봐야 합니다. 노트르담 대학교의 웹 개발자 Erik Runyon이 자기 사이트에서 측정했더니, 방문자 중 슬라이더를 클릭한 사람이 1%였고 그 클릭의 84%가 첫 번째 슬라이드였다고 해요. 두 번째 이후 장면은 거의 아무도 안 본다는 뜻입니다.
검색엔진 쪽에서 챙길 건 하나뿐입니다. 슬라이드 안의 이미지와 글이 검색엔진 눈에 보이는가예요.
슬라이드에 올린 글자는 이미지 안에 박지 말고 HTML 텍스트로 넣으세요. 이미지 속 글자는 검색엔진이 글로 읽는다고 믿고 쓰기엔 위험합니다.
이미지마다 대체 텍스트(alt)를 쓰세요. 이건 SEO의 기본이기도 하고요.
화면 밖에 있는 슬라이드를 늦게 불러오는 방식(레이지 로딩)은 써도 됩니다. 다만 구글 공식 안내가 정한 조건이 있어요. 그 내용이 화면에 들어올 때 반드시 불러와져야 하고, 안 그러면 구글이 그 내용을 못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제일 중요한 문구와 버튼은 슬라이드 안에 넣지 마세요. 사람도 안 봅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래요. 슬라이더는 SEO를 하려고 다는 게 아니라, 이미지를 여러 장 보여줘야 할 때 쓰는 디자인 도구입니다. 그렇다면 검색 결과에 카드가 뜨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요?
구글 공식 문서의 캐러셀(ItemList) 구조화 데이터 안내를 보면, 이 캐러셀은 지원하는 글 종류가 정해져 있어요. 코스(강의) 목록, 영화, 레시피, 식당 네 가지입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같은 종류의 글 여러 개를 목록으로 묶고, 그 목록이라는 사실을 코드로 알려 줘요. 구글이 이 표시를 읽고 마음에 들면 검색 결과에 카드 줄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표시를 했다고 반드시 뜨는 건 아니에요.
조건은 이렇습니다.
목록 항목은 최소 2개이고, 전부 같은 종류여야 합니다. 레시피와 영화를 한 목록에 섞으면 안 돼요.
목록 페이지에 눈에 보이는 내용과 코드에 쓴 내용이 비슷해야 합니다. 눈에 안 보이는 걸 코드에만 적으면 안 되고요.
방식이 두 가지입니다. 목록 페이지에는 순서와 주소만 적고 각 항목은 개별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는 요약 페이지 방식, 그리고 한 페이지에 모든 정보를 다 담는 한 페이지 방식이에요.
요약 페이지 방식은 코드가 이렇게 짧습니다.
<script type="application/ld+json">
{
"@context": "https://schema.org",
"@type": "ItemList",
"itemListElement": [
{ "@type": "ListItem", "position": 1, "url": "https://내사이트.com/김치찌개" },
{ "@type": "ListItem", "position": 2, "url": "https://내사이트.com/된장찌개" },
{ "@type": "ListItem", "position": 3, "url": "https://내사이트.com/순두부찌개" }
]
}
</script>각 주소의 개별 글에는 레시피라면 레시피 표시를 따로 달아야 합니다. 목록 페이지는 "이 글들이 한 묶음이다"만 알려 주는 역할이에요. 하나 더 조심할 점이 있어요. 목록에 쓴 주소가 서로 다른 도메인이거나 개별 글이 존재하지 않으면 자격이 없어져요. 주소는 반드시 실제로 열리는 개별 글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현실적인 질문이 하나 남죠. 이 조건이 내 사이트에 해당하느냐입니다. 다음 장에서 가려 보겠습니다.
내 사이트 | 어떻게 할까 |
|---|---|
요리 레시피 모음 | 검색 결과 캐러셀 대상입니다. 목록 페이지에 ItemList를 달아 보세요 |
온라인 강의·수업 목록 | 대상입니다. 강의 목록 표시를 같이 적용합니다 |
영화 소개·순위 | 대상입니다 |
식당·맛집 소개 | 대상입니다 |
쇼핑몰·제품 소개 | 일반 검색 결과 캐러셀은 대상이 아닙니다. 제품 정보 표시를 개별 상품 페이지에 다는 쪽을 보세요 |
회사 홈페이지·블로그·후기글 | 해당 없음. 화면 슬라이더는 디자인 판단으로만 정하세요 |
여기서 한 가지 더 걸리는 게 있어요. 구글에는 위와 별개로 베타(시험) 캐러셀이 따로 안내되어 있는데, 호텔·여행 상품·지역 업체 같은 검색에 쓰이고 대상 지역이 유럽경제지역(EEA), 튀르키예,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 사이트가 이쪽을 노릴 일은 없다고 보셔도 돼요.
그리고 구글은 이런 눈에 띄는 검색 결과 장식을 아무 때나 접습니다. FAQ 리치 결과가 2026년 5월에 노출이 중단됐던 것이 그 예예요. 자세한 건 FAQ 구조화 데이터 종료에 정리해 뒀습니다. 그래서 캐러셀 표시 하나에 사이트 전략을 거는 건 위험한 선택이에요.
그러면 "꼭 해야 한다"는 말은 누구에게 맞는 말일까요? 위 표의 앞 네 줄, 즉 레시피·강의·영화·식당처럼 같은 종류의 글을 많이 가진 사이트에게만 맞습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안 해도 손해가 없어요.

복잡해 보이지만 판단은 세 줄이면 끝납니다.
레시피·강의·영화·식당 글이 3개 이상 있다 : 목록 페이지에 ItemList를 달고 구글 서치 콘솔과 리치 결과 테스트로 확인하세요.
그냥 이미지를 여러 장 보여주고 싶다 : 화면 슬라이더로 충분합니다. 3~5장 이하로 두고, 글자는 HTML로 쓰고, 이미지에 alt를 쓰세요. SEO 효과는 기대하지 마시고요.
인스타·SNS에 올릴 정보성 글이 있다 : 인스타 캐러셀(카드뉴스)로 만들면 됩니다. 이건 웹 검색이 아니라 SNS 안에서의 문제예요.
가장 자주 빠지는 확인은 첫 번째 항목에서 나옵니다. 코드를 달아 놓고 눈에 보이는 목록과 코드 내용이 다른 경우예요. 달았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마시고, 목록 페이지를 열어 코드와 화면이 같은지 한 번만 맞춰 보세요.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내 사이트의 글이 위 표의 앞 네 줄에 들어가는지만 확인해 보세요. 들어가면 목록 페이지 한 개에 ItemList를 달아 보는 게 첫걸음이고, 안 들어가면 캐러셀 걱정은 접어도 됩니다.
Google Search Central, 캐러셀(ItemList) 구조화 데이터 (지원 종류, 항목 수·종류 조건, 요약/한 페이지 방식): https://developers.google.com/search/docs/appearance/structured-data/carousel
Google Search Central, 구조화 데이터 캐러셀 베타 (대상 지역·검색 종류·요건): https://developers.google.com/search/docs/appearance/structured-data/carousels-beta
Google Search Central, 레이지 로딩 콘텐츠 점검 (화면에 들어올 때 불러오는 조건): https://developers.google.com/search/docs/crawling-indexing/javascript/lazy-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