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인사이트 글 세 편을 올리고 나서 "내용은 좋은데 읽다 보면 지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엔 문장을 고쳐야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원고를 다시 읽어보니 문장은 멀쩡했습니다. 문제는 화면이었습니다.
당시 게시글 본문이 이랬습니다.
글자 크기 14픽셀
행간 1.625
문단 사이 간격 8픽셀
본문 폭 768픽셀
이 조합이면 한 줄에 한글이 50자 넘게 들어갑니다. 그리고 문단 간격 8픽셀은 행간보다 좁아서, 문단이 나뉘어 있어도 눈에는 붙어 보입니다.
원고를 아무리 잘 써도 이 조합에서는 지칩니다. 제가 쓴 글인데도 제가 읽다가 놓쳤어요.
고치면서 근거를 찾아보니 W3C 문서에 이미 숫자가 있었습니다.
WCAG 2.2 성공 기준 1.4.8 Visual Presentation, 레벨 AAA입니다. 텍스트 블록에 대해 다섯 가지 조건을 걸어놓았는데 그중 두 개가 정확히 우리 문제였습니다.
줄 길이 조건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Width is no more than 80 characters or glyphs (40 if CJK)"
한중일 문자는 40자입니다. 영문 80자의 절반이에요. 우리가 50자 넘게 넣고 있었으니 기준의 1.25배였습니다.
줄 간격과 문단 간격 조건은 이렇습니다.
"Line spacing (leading) is at least space-and-a-half within paragraphs, and paragraph spacing is at least 1.5 times larger than the line spacing"
문단 안의 줄 간격은 1.5배 이상, 그리고 문단 사이 간격은 줄 간격의 1.5배보다 커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행간 1.625에 문단 간격 8픽셀이었으니 완전히 거꾸로였습니다.
나머지 세 조건도 옮겨둡니다. 전경색과 배경색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을 것, 양쪽 정렬을 쓰지 말 것, 보조 기술 없이 200퍼센트까지 확대해도 가로 스크롤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준을 보고 이렇게 바꿨습니다.
글자 크기 16픽셀
행간 1.85
자간 -0.01em
문단 간격 20픽셀
소제목 위 여백은 문단 간격의 두 배 이상 (h2는 48픽셀, h3는 32픽셀)
문단 간격 20픽셀은 16픽셀 기준 행간 1.85(약 30픽셀)의 1.5배에는 아직 못 미칩니다. 정확히 맞추려면 45픽셀이 필요한데, 그러면 글이 너무 뚝뚝 끊겨 보여서 타협했습니다. 이건 기준 미달인 걸 알고 남겨둔 값입니다.
한 줄 40자는 폭으로 조정하는 대신 원고 쪽에서 눌렀습니다.
화면만 고쳐서는 부족했습니다. 원고가 긴 문단으로 되어 있으면 여전히 벽처럼 보이거든요.
그래서 기준을 하나 세웠습니다. 한 문단 180자 이하, 200자 넘으면 무조건 쪼갠다. 목표 평균은 60에서 70자입니다.
긴 나열이 들어간 문장은 문단으로 두지 않고 목록으로 뺍니다. 이 글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
발행 전에 원고를 열어서 빈 줄 기준으로 문단을 잘라 평균 길이와 최댓값을 재봅니다. 명령 한 줄이면 되고, 최댓값이 200을 넘으면 그 문단을 찾아서 자릅니다.
읽다가 나가는 사람이 늘면 그건 결국 콘텐츠 평가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요즘은 사람만 읽는 게 아닙니다. 답변형 서비스가 글을 잘라서 인용할 때, 문단이 짧고 소제목이 명확한 글이 훨씬 잘 잘립니다. 200자짜리 문단은 통째로 버려지거나 어중간하게 잘립니다.
/post/44에서 인용되기 좋은 문장 구조 얘기를 했는데, 그때는 문장 단위만 봤습니다. 문단 단위가 빠져 있었어요.
문단 간격을 45픽셀까지 올렸을 때 실제로 어떻게 보이는지 비교 화면
모바일에서의 한 줄 글자 수 재측정 (지금은 데스크톱 기준만 봤습니다)
고치기 전과 후의 체류 시간 비교
세 번째가 제일 중요한데 아직 데이터가 안 모였습니다. 한 달쯤 뒤에 숫자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한 가지 더 적어두면, 스타일은 코드라 배포해야 반영됩니다. 원고는 데이터베이스라 고치면 바로 보이고요. 이 차이 때문에 "고쳤는데 왜 그대로냐"고 십 분쯤 헤맸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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