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차를 할부로 사려는 분이라면 지금 딜러가 건넨 조건표를 앞에 두고 있을 겁니다. "월 얼마씩 60개월"이라는 숫자는 봤는데, 이게 괜찮은 조건인지, 다른 데서 받으면 더 싼지는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으셨을 겁니다. '신용점수 좋은 편인데 왜 금리가 이렇게 높게 나왔지' 싶은 순간도 있으셨을 거고요.
저도 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 딜러가 부른 금리가 맞는 숫자인지 여신금융협회 공시자료를 직접 열어 확인해봤습니다. 회사마다, 신용점수 구간마다 숫자가 꽤 다르게 벌어져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공시된 금리 구간부터, 2,000만원 기준 총이자 계산, 딜러 알선 할부와 직접 알아본 할부의 차이, 선수금 비율에 따른 이자 변화까지 순서대로 계산해보겠습니다.
중고차 할부는 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네 군데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딜러가 소개하는 할부도 결국 이 중 한 곳과 계약하는 방식이라, 딜러를 거치든 직접 알아보든 실제 대출 주체는 같습니다.
네 군데의 성격은 조금씩 다릅니다. 은행은 심사가 까다로운 대신 우량 고객에게는 낮은 금리를 제시합니다. 캐피탈사와 카드사의 오토론은 차량 자체를 담보로 잡기 때문에 신용점수가 낮은 사람도 상대적으로 쉽게 심사를 통과합니다. 저축은행은 은행에서 거절된 경우 마지막에 알아보는 곳으로, 공시된 금리 구간도 대체로 캐피탈사보다 좁고 높은 쪽에 몰려 있습니다.
중고차 할부 이자는 한 가지 숫자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신용점수, 차량 연식, 대출 기간에 따라 최저금리와 최고금리 사이의 폭이 크게 벌어집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 폭을 회사별·신용점수 구간별로 매달 공시합니다. 딜러가 부른 숫자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확인 방법부터 짚었으니, 이제 실제 숫자를 신용점수 구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gongsi.crefia.or.kr)에는 중고차 할부금융상품(오토론 포함)을 신용점수 구간·대출기간별로 조회하는 메뉴가 있습니다. 대출기간 60개월 기준으로 신용점수 구간별 최저~최고 금리를 회사별로 뽑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회사 | 900점 초과 | 701~800점 | 501~600점 | 301~400점 |
|---|---|---|---|---|
RCI파이낸셜 | 7.90~10.70% | 11.40~14.40% | 14.80~17.60% | 17.50~19.90% |
KB캐피탈 | 8.50~17.90% | 11.20~17.90% | 17.00~17.90% | 17.90%(고정) |
KB캐피탈(직접상담) | 7.40~16.50% | 8.30~16.50% | 15.70~16.50% | - |
현대캐피탈 | 2.60~19.50% | 5.90~19.50% | 8.50~19.50% | - |
현대캐피탈(직접상담) | 5.20~17.90% | 6.40~17.90% | 8.40~13.60% | - |
하나캐피탈 | 8.50~19.90% | 8.50~19.90% | 8.50~19.90% | 8.50~19.90% |
기준일자는 회사마다 2026년 8월 18일~9월 3일 사이로 다르며, 신용점수는 NICE 기준입니다.
표를 보면 신용점수가 높다고 최고금리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 회사에서 최고금리는 900점 초과 구간과 501~600점 구간이 비슷하게 19%대 근처에 몰려 있습니다. 차이가 나는 쪽은 최저금리입니다. RCI파이낸셜은 900점 초과일 때 7.90%에서 시작하지만, 501~600점으로 내려가면 14.80%부터 시작합니다. KB캐피탈도 같은 패턴입니다.
모든 회사의 공시를 다 뒤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내 신용점수가 속하는 구간과 몇 개 회사 줄만 찾아서 대조하면 됩니다. 신용점수는 나이스(NICE)·KCB 같은 신용평가사에서 연 1회 무료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표에서 "-"로 표시한 칸은 그 신용점수 구간에서 해당 상품의 최근 취급 실적이 공시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현대캐피탈은 301~400점 구간에서 아예 조회되지 않는데, 이 구간은 취급 자체가 뜸하거나 신용점수가 너무 낮아 다른 조건으로 걸러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KB캐피탈은 같은 구간에서 최저·최고금리가 17.90%로 같은 고정금리 하나만 공시돼 있습니다.
표1의 신용평가회사 열은 대부분 NICE로 표시돼 있지만, 일부 카드사는 KCB 점수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두 회사의 점수 체계는 계산 방식이 달라 같은 사람이라도 숫자가 다르게 나올 수 있으므로, 딜러가 어느 신용평가사 점수를 기준으로 안내했는지 먼저 확인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구간별 폭을 확인했으니, 이 숫자가 실제 이자로 얼마나 벌어지는지 계산해보겠습니다.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의 월 납입금은 다음 공식으로 계산합니다.
월 납입금 = 원금 × 월이자율 × (1+월이자율)^개월수 ÷ [(1+월이자율)^개월수 - 1]
(월이자율 = 연이자율 ÷ 12)차량가 2,000만원을 60개월 할부로 받는다고 가정하고, 위 표에서 자주 나오는 금리대인 연 6%, 12%, 19%를 각각 대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적용금리 | 월 납입금 | 총이자 | 총상환액 |
|---|---|---|---|
연 6% | 약 38만 7천원 | 약 320만원 | 약 2,320만원 |
연 12% | 약 44만 5천원 | 약 669만원 | 약 2,669만원 |
연 19% | 약 51만 9천원 | 약 1,114만원 | 약 3,114만원 |
같은 차, 같은 2,000만원인데 금리 구간만 바뀌어도 총이자가 약 320만원에서 약 1,114만원까지, 최대 794만원 차이가 납니다. 이 계산은 원리금균등상환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실제 상품은 원금균등이나 만기일시 방식일 수도 있어 금융회사 안내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 하나는 지금 바로 해볼 수 있습니다. 내 신용점수 구간의 최저·최고 금리를 표1에서 찾아 이 계산식에 대입하는 일입니다. 그러면 딜러가 부른 숫자가 그 구간 안에 있는지 정도는 스스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자 폭을 계산했으니, 이번에는 그 금리가 어디서 갈리는지, 딜러를 거친 상품과 직접 알아본 상품의 차이를 보겠습니다.
표1에서 회사명 옆에 "(직접상담)"이라고 표시한 줄이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 상품을 "회사가 고객과 직접 상담하여 판매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합니다. 금융거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중개 수수료를 최소화했다는 뜻입니다. 딜러를 거치지 않고 회사 홈페이지나 콜센터로 직접 신청하는 상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딜러가 알선하는 할부는 이 중개 수수료가 금리에 얹히는 구조입니다. 딜러가 소개해준 캐피탈사나 카드사가 대출을 심사하고 실행하는 건 같지만, 중간에 딜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가 금리나 부대비용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1을 다시 보면 KB캐피탈은 900점 초과 구간에서 일반 상품이 8.50~17.90%, 직접상담 상품이 7.40~16.50%로 최저·최고 모두 낮습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일반 상품 최저가 2.60%로 직접상담 상품(5.20%)보다 오히려 낮게 나옵니다. 딜러가 알선한 할부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신차 프로모션과 연계된 이벤트 금리가 걸려 있으면 일반 상품 쪽 최저금리가 더 낮게 잡히기도 합니다.
회사마다 이 차이의 방향도 다릅니다. BNK캐피탈은 직접상담 상품 자체를 운영하지 않고 딜러 경유 상품 하나만 공시합니다. 반대로 케이지엠캐피탈은 직접상담 상품만 공시하는데, 이쪽은 최저금리와 최고금리가 같은 고정금리로 운영됩니다. 그러니 딜러 조건 하나만 보고 판단할 게 아니라, 같은 회사의 직접상담 상품 금리가 따로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나란히 비교해보는 게 순서입니다. 회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조회하거나 콜센터에 문의하면 직접상담 상품 조건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딜러 경유 여부로 갈리는 폭을 봤으니, 이번에는 선수금을 더 넣었을 때 이자가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는지 계산해보겠습니다.
선수금은 차량가 중 현금으로 먼저 내는 금액이고, 나머지만 할부 원금이 됩니다. 앞의 계산식에서 원금이 줄어들면 총이자도 같은 비율로 줄어듭니다. 차량가 2,000만원, 금리 연 12%, 60개월을 기준으로 선수금 비율별 총이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선수금 비율 | 현금으로 내는 돈 | 할부 원금 | 총이자 |
|---|---|---|---|
0% | 0원 | 2,000만원 | 약 669만원 |
20% | 400만원 | 1,600만원 | 약 535만원 |
30% | 600만원 | 1,400만원 | 약 468만원 |
선수금을 30%까지 늘리면 같은 금리에서도 총이자가 약 201만원 줄어듭니다. 여신금융협회의 신차 할부 공시는 현금구매비율을 10%·20%·30% 구간으로 따로 나눠 공시할 만큼, 선수금 비율은 업계에서도 금리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다룹니다. 실제로는 선수금 비율이 높아지면 적용금리 자체가 한 단계 낮아지는 경우도 있어, 위 표보다 차이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선수금 비율이 금리 자체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대출 기관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선수금이 많을수록 차량가 대비 빌려주는 돈의 비율이 낮아지고, 나중에 연체가 나도 차량을 처분해 회수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집니다. 그만큼 위험이 줄어드니 금리도 낮춰줄 여지가 생기는 구조입니다.
선수금을 늘린다고 항상 이득인 것은 아닙니다. 목돈이 그만큼 묶이는 대신 이자를 줄이는 거래이므로, 그 돈을 다른 데 쓸 계획이 있다면 이자 절감분과 비교해봐야 합니다. 무리해서 목돈을 끌어모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20%만 넘겨도 이자 차이가 나기 시작하니, 가진 현금 안에서 비율을 조정하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할부 안에서의 계산은 끝났으니, 이번에는 할부 대신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와 비교해보겠습니다.
캐피탈사 할부 말고 은행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으로 중고차값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portal.kfb.or.kr)도 여신금융협회와 같은 방식으로 금리를 공시합니다. 신용점수를 1000점부터 50점 단위로 9개 구간(최하위는 600점 이하)으로 나누고, 일반신용대출과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은행별로 비교공시합니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시기와 은행마다 다릅니다. 최근 공시에서는 최저금리가 연 4%대인 은행이 있는 반면, 신용점수가 낮은 구간은 연 19%대까지 올라간 사례도 보도됐습니다. 정확한 이번 달 수치는 포털에서 직접 확인해야 하며, 폭 자체는 위에서 본 중고차 할부 금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은행 신용대출이 캐피탈 할부보다 무조건 싼 것은 아닙니다. 신용점수가 높으면 은행 쪽 최저금리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용점수가 낮으면 은행은 한도가 안 나오거나 심사에서 거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차량을 담보로 잡는 캐피탈 할부가 오히려 유일한 선택지가 되기도 합니다.
정확히 비교하려면 그날 공시된 두 표를 나란히 놓고 봐야 합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서 내 구간의 캐피탈 할부 금리를 찾고, 은행연합회 공시에서 같은 구간의 신용대출 금리를 찾습니다. 두 숫자를 표2의 계산식에 각각 대입하면 어느 쪽 총이자가 적은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고차 할부 이자는 딜러가 부른 숫자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회사·신용점수 구간·선수금 비율·딜러 경유 여부에 따라 갈리는 폭입니다. 그 폭은 여신금융협회와 은행연합회가 매달 공시하는 자료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내 신용점수를 무료로 조회하고, 여신금융협회 공시포털에서 그 구간에 해당하는 줄만 찾아 딜러가 부른 조건과 대조해보세요.
중고차 할부금융상품(오토론 포함) 신용점수 구간별·회사별 최저~최고 금리, 직접상담(D)상품 구분 —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
신차 할부금융상품 현금구매비율(10%·20%·30%)별 조건 공시 안내 —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
가계대출금리 비교공시(일반신용대출·신용한도대출) 신용점수 9구간 공시 기준 —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신용점수 무료 조회 서비스 안내 — NICE 마이크레딧, KCB 올크레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