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폭발물 이야기로 시작했다.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길에 숨겨 놨다가 터뜨리는 것이다. 이라크전 때 이것 때문에 미군 사상자가 굉장히 많았고, 그 뒤로 미군은 지상군을 잘 안 넣는다고 그는 말했다.
주식시장에도 그게 있다고 했다.
올해 우리 시장이 워낙 강해서 부드럽게 올라온 것 같지만 3월은 굉장히 힘들었다는 것이다. 이란 공습이 시작되면서 한 달 내내 그랬고, 4월 초부터 반등했고, 4월 중순에야 안심하고 올라갔다고.
큰 흐름은 있지만 한 번에 가는 건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고는 영화 이야기를 시작했다.
허트로커를 만든 캐서린 비글로 감독을 좋아한다고 했다.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사람이고, 그때 경쟁작 중에 전 남편이었던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가 있었다고.
그런데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건 허트로커가 아니라고 했다.
1991년작 폭풍 속으로다. 원제는 포인트 브레이크.
돈을 댄 사람이 제임스 카메론인데 많이 안 줬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보면 조명도 별로고 구도도 별로고 각본도 잘 안 이어진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강렬한 야성적 에너지로 가득 차 있어서, 1년에 한 번은 꼭 다시 보게 된다고 했다.
그러고 20분 동안 줄거리를 했다.
주인공 조니 유타는 대학 미식축구의 잘나가던 쿼터백이었다. 경기 중에 무릎이 돌아가면서 그 길이 끝났다. 그래서 로스쿨을 갔고 변호사가 됐고 FBI가 됐다.
서부 해안에 6년째 안 잡히는 은행강도가 있다. 전직 대통령 가면을 쓰고 90초 안에 창구에 있는 돈만 가져간다. 금고는 안 턴다.
가면이 36대, 37대, 39대, 40대인데 38대가 빠져 있다고 그는 짚었다. 38대는 닉슨이 사퇴하면서 부통령에서 승계한 사람이니까 선출된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이다.
되게 세심하죠, 하고 그는 말했다.
단서는 엉덩이였다. 강도들이 마지막에 엉덩이를 까는 게 시그니처인데, 거기 서퍼 특유의 선탠 자국이 있었다.
그래서 조니 유타가 서핑을 배우러 간다. 죽을 뻔한 걸 타일러가 구해 주고, 타일러가 서핑을 가르쳐 준다. 그러다 보디가 나타난다. 그 바닥에서 뭔가 득도한 사람처럼 떠받들어지는 서퍼들의 리더다.
그리고 조니 유타가 그 무리와 어울리면서 자기 야성을 다시 만난다.
야간 서핑을 나가서 처음으로 파도를 타는 장면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거기서 깨닫는 거라고. 범인 잡는 것보다 이들과 있을 때 자기가 살아 있는 걸 느낀다는 것을.
그러다 이들이 범인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은행에서 추격전이 벌어지고 보디만 도망친다. 조니 유타는 무릎을 또 다쳐서 못 쫓아간다.
총을 쏘면 되는데.
가면을 썼지만 누군지 아니까 못 쏜다고 그는 말했다. 공중에 여섯 발을 쏘고 돌아가서 빗나갔다고 보고한다.
보디 쪽도 마찬가지다. 부하들이 조니 유타를 쏘려고 할 때 보디가 막는다.
그다음이 이 영화의 이상한 대목이라고 그는 말했다. 보디가 조니 유타를 데려가서 같이 스카이다이빙을 한다. 조니 유타는 한 번도 안 해 봤는데 잘한다. 그리고 너무 좋아한다.
그때만큼은 서로 잊어버리는 거라고 그는 말했다. 얘가 은행강도이고 내가 FBI라는 걸. 얘가 나를 잡으러 왔다는 걸.
마지막이 호주다.
50년에 한 번 오는 파도가 온다는 이야기를 보디가 한 적이 있었다. 조니 유타는 몇 년을 기다렸다가 그날 거기로 간다.
파도가 너무 험해서 서퍼들이 다 떠난 자리에 보디 혼자 있다.
붙었는데 엄청 두들겨 맞는다. 싸움을 엄청 못 한다고 그는 웃었다. 보디가 물에 담가서 죽일 수도 있었는데 또 꺼내 준다.
간신히 수갑을 채우자 보디가 말한다. 나는 감옥에 못 간다고. 케이지 안에서는 못 산다고. 저 파도를 보라고, 50년 만에 온 거라고. 발을 풀어 달라고.
풀어 준다.
그러고 보디는 보드를 타고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경찰들이 나오면 잡자고 하는데 조니 유타가 말린다. 쟤는 안 돌아온다고. 그리고 배지를 꺼내 던지고 걸어간다.
여기서 그가 이렇게 말했다.
이건 범인을 잡으러 간 게 아니라고. 낙하산도 안 매고 뛰어들고, 선배가 죽었는데도 굳이굳이 쫓아가고, 그러고는 끝내 놓아 주는 걸 보면 결국은 보러 간 거라고.
보디가 보고 싶어서 간 겁니다. 그가 그렇게 말했다.
그런 사랑은 아니라고 곧바로 덧붙였다. 자기 해석은 이렇다고.
조니 유타는 육체로 살던 사람인데 무릎 하나로 그 길이 끊겼고, 그래서 질서를 지키는 사람이 됐다. 그런데 서부 해안에 와서 자기와 너무 잘 맞는 것을 만나 버렸다.
보디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자기는 야생에 살고 마음대로 살지만, 시스템 안에 있으면서 야성을 가진 저쪽이 부러운 것이라고.
오래 함께한 친구들이 죽을 때는 눈 하나 깜짝 안 하던 사람이 조니 유타가 죽을 것 같으면 막아 준다는 게 그 증거라고 그는 짚었다.
제목 이야기가 나왔다.
포인트 브레이크는 서핑 용어다. 파도가 밀려오다가 어떤 지점에서 갈라지는 곳을 말한다. 거기가 균질하고 균형 있게 파도가 이어져서 서퍼들이 제일 좋아하는 자리라고 한다.
그런데 그냥 뒤집어 읽으면 브레이크 포인트라고 그는 말했다. 깨지는 지점이라는 뜻이다.
둘도 서로 끌어당기지만 어느 순간 갈라지는 지점이 있었던 거라고. 보디는 아예 자연 쪽으로 갔고 조니 유타는 배지를 던지고도 결국 시스템 안에 남았다고.
여기서 시장 얘기가 나왔다.
자기는 서핑을 못 한다고 그는 먼저 말했다. 그런데 찾아보니 파도가 시작되는 지점에 사람이 굉장히 많이 몰린다고 한다. 거기서 타야 하니까.
그래서 순서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한 파도에 탈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고.
끼어들거나 어리버리하면 처맞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했다. 보드에 맞으면 죽는다고.
동네마다 농구할 때 룰이 다르듯이 거기도 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이 말을 했다.
주식시장에도 파도가 있는 거예요. 이번 파도는 반도체입니다.
그 전 파도는 전력이었고 그 전에는 또 다른 게 있었다고. 이번 파도를 타신 분들은 쭉 가시면 된다고. 그런데 지금 못 타신 분들은 좀 늦었다고.
중간에 들어가면 처맞는다고 그는 말했다.
파도는 계속 온다는 게 그의 요점이었다. 주도주가 몇 번이나 바뀌었고 주도 섹터도 몇 번이나 바뀌었고 심지어 전체 시장의 파도도 달라진다고. 얼마 전까지는 미국 시장을 안 하면 바보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은 국장이 파도라고.
그리고 파도는 언젠가 부서진다고 했다.
반도체가 3년 갈까요, 하고 그는 물었다. 자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서프보드를 탄다는 건 밀리는 거라고 그는 짚었다. 파도는 결국 내려가는 것이니까.
보디처럼 너무 거친 파도로 들어가면 죽는다고. 그건 파도를 타는 게 아니라고.
지금이 아주 늦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전부 다 실을 수는 없다고. 반만 타고 다음 파도를 기다리시는 게 어떻겠냐고.
그리고 다음 파도가 그렇게 평화로운 파도가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날 그가 붙인 제목이 이거였다.
파도의 끝은 없다. 다음 파도가 있을 뿐.
마지막에 2016년 하와이 이야기를 했다.
와이키키 근처에만 있었는데, 저녁이 되면 조금 먼 바다에 서퍼들이 나가 있더라는 것이다. 파도가 안 칠 때는 보드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변에서 그걸 보면서 든 인상이 아직도 안 떠난다고 그는 말했다.
하루 종일 서핑을 한 사람이 저기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태평양이라 하와이에서는 해가 내려가는 게 매일 보이는데.
파도를 계속 타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게 그때 잘 안 떠나더라고요, 하고 그는 말했다.
조바심이 나시는 분들은 저런 마음으로 기다리시면 좋겠고, 충분히 버신 분들도 저런 마음으로 쉬시고 하반기를 맞으시면 좋겠다고. 그런 마음으로 가져온 영화라고.
휴식 충분히 취하시라는 인사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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