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기를 이렇게 소개한 적이 있다.
저는... 슈카친구들 도서 팀장이고요. 어쩌다 여기 포획돼서 계속 주식 방송을 하고 있고, 잘 틀려요. 반대로 하면 떼돈을 벌 수 있어요. 하지만 재미는 가끔 있으니까, 우울하실 때 가끔 와서 보고 가시면 돼요.
우울할 때 와서 보고 가라는 말. 주식 방송을 하는 사람의 자기소개치고는 이상한 문장이다. 나는 이 한 줄 때문에 이 사람을 계속 보게 되었다.
영상 아카이빙은 전부 어둠의알상무단 게시판에 쌓고 있다. 여기는 사전이다.
본명 오동석
별칭 알렉스(Alex), 알(R)
출생 1979년 5월 9일, 대전
거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학력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 학사
경력 동양증권 프랍트레이더, LS증권 애널리스트, 삼성헤지자산운용 펀드매니저, NH헤지자산운용 펀드매니저, SK증권 프랍트레이더, ㈜슈카친구들 도서팀장
자격 공인회계사 1차 합격, CFA 1차 합격
채널 알상무 (구독자 11.2만)
MBTI ENFP
원래 활동명은 알렉스였다. 슈카친구들에 있을 때 사내에서 상무라는 비공식 직함 같은 별명이 붙었고, 알렉스 상무가 줄어 알상무가 되었다. 지금은 제2의 본명이나 다름없다. 채널 주소가 rsangmoo인 것도 여기서 나왔다.
한때 그에게 붙었던 정식 직책은 이랬다. 슈카친구들 상무 겸 도서팀장 겸 CFO 겸 COO 겸 CTO 겸 CPA 1차 합격자 겸 CFA 1차 합격자.
두 사람의 관계는 꽤 복잡하다.
동갑이다. 그런데 슈카는 빠른 생일이라 1년 일찍 입학했고, 그는 재수를 해서 1년 늦게 입학했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두 학번 차이가 난다. 수능을 네 개 틀리고 고려대에 붙었는데 걸어놓지 않고 재수를 택했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순서가 뒤집혔다. 슈카가 게임에 빠져 취직이 늦어지는 사이 그가 먼저 취직을 했다. 슈카의 첫 직장이던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슈카가 대리로 있을 때 새 과장이 온다기에 갔더니 알렉스였다. 그때 슈카를 알아본 그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고 한다.
같은 팀에서 1년쯤 일하다가 그는 리서치 부서로 옮겼다.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시절이었다고 회상한다. 트레이딩으로 돈을 벌지 못한 날에는 둘이 여의도공원을 자주 걸었다고 한다.
슈카의 두 번째 직장인 삼성자산운용에서는 슈카가 먼저 이직해 그를 팀원으로 맞았다. 그리고 결국 슈카친구들에서 사장과 직원으로 다시 만났다. 20년 가까이 얽힌 사이다. 그는 슈카를 그냥 형님이라고 부른다.
애널리스트 시절 그는 채권투자전략팀에서 '오동석의 마켓 산책'이라는 글을 오래 연재했다.
그때도 지금과 비슷했던 모양이다. 나중에 방송에 나온 옛 리서치 센터장은 그가 쓴 보고서를 두고 시장 내용은 조금이고 별의별 얘기를 다 써놨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천재 같은데 산만했다고도 했다.
금융권에서 17년을 일했다.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헤지펀드까지 다 해봤다. 하고 싶은 게 많은 편이라 이직이 잦았다고 스스로 말한다.
2024년 초 원래 자리에서 밀려났다. 다른 금융사로 가기는 싫었고, 아예 다른 걸 해볼까 생각하던 차에 슈카에게서 도서 출판 담당자 자리를 제안받고 그대로 승낙했다.
책이 늦어지는 사이에 그는 화면에 얼굴을 비쳤다.
좋좋슈라는 토크 콘텐츠에 잠깐 나온 것이 시작이었다. 동료 하나가 2주 휴가를 가서 생긴 공백을 메우러 나왔다. 반응이 좋았고, 2024년 7월 시작한 '주식은 지금'의 고정 멤버가 되었다.
그때부터 사실상 또 하나의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본인은 계속 자기를 도서 담당자이고 작가라고 소개했지만, 출판한 책보다 출연한 영상 분량이 훨씬 많아져 버렸다.
음모론자. 달 착륙은 이뤄졌지만 사진은 조작이라거나, 은행을 못 믿어 돈을 전부 금고에 달러로 둔다거나, 프리메이슨 같은 세력이 세계 경제를 주무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어렸을 때 엑스파일과 폭스 멀더에게 깊이 빠진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슈카가 여러 번 제지했다.
생존주의자. 생존 키트를 만들어 차와 집에 둔다. 다만 자가용에는 2인용 세트만 있어서, 가족이 모두 대피해야 한다면 처자식을 살리고 본인이 죽겠다고 했다.
숏돌이. 자산 가격이 내려가는 쪽에 베팅하는 사람이다. 현업에서도 숏 위주로 거래했고, 지수가 다 빠지는 장에 오히려 힘이 솟는다고 농담한다. 대세를 따르는 슈카와는 정확히 반대편에 서 있다. 슈카는 그를 고장난 시계라고 부른다.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는 뜻이다.
지식덕후. 함께 일한 동료는 그를 두고 안 본 책이 없고 안 본 영화가 없는 인간 콘텐츠 그 자체라고 말했다. 신화, 영화, 드라마, 음악, 지리, 일본 애니메이션까지 끌고 와서 논리를 편다. 그래서 암울한 분석과 음모론으로 방송을 휩쓸고 간 날에도 마지막은 대체로 어떤 작품의 문장을 인용한 따뜻한 말로 끝난다.
주식은 지금 초기에 삼성전자를 추천했다가 여드레 중 이레를 하락하고 수익률 -5.52%를 기록했다. 사실상 최고점에서 매수를 권한 셈이 되었다. 다음 라이브를 사죄로 시작했다.
미국 대선 때는 해리스의 당선이 확정적이고 트럼프는 낙선한 뒤 감옥에 간다고 확신에 차서 예측했다. 결과는 아는 대로다.
그래서 알상무 반대로 하면 돈을 번다는 알반꿀이라는 말이 굳어졌고 본인도 여러 번 자조했다. 진성 숏돌이에게 롱 포지션을 강요한 슈카가 잘못했다는 여론도 있었다.
한편으로 SK하이닉스, 키움증권, 풍산 같은 종목은 상당한 정확도로 맞혔다. 매크로에 강하고 개별 종목에는 확신이 없다고 본인이 미리 밝혀둔 대로였다.
세대주님. 아내를 그렇게 부른다. 업계 사람이고 자신보다 더 잘나간다고 말한다. 아내 이야기가 나오면 오더가 내려온다, 조용히 있어야 한다 같은 말을 한다. 여의도 집은 은행 지분 없이 100% 세대주님 소유라고 한다.
딸. 이직할 때 딸이 금융권과 비금융권의 연봉 차이까지 알고 있어서 서운해했다고 한다. 슈카는 앨범 다섯 장을 사주겠다고 위로했고 이후 영상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화 이글스. 대전 출신이라 그렇다. 야구를 직접 하는 것도 좋아해서 주말에는 사회인 야구에 나간다.
2026년 6월 12일, R's Trading Room 라이브 방송을 끝으로 그는 슈카친구들을 떠났다. 공식 퇴사일은 6월 30일이었다.
마지막 방송 끝에 팀은 그가 출연했던 나날의 장면들을 파노라마로 띄웠고, 준비한 케이크를 전달하며 다 함께 감사 인사를 했다.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미리 녹화해둔 방송분이 차례로 올라올 때마다 사람들은 세상을 잃은 것처럼 아쉬워했다.
그가 나온 마지막 영상의 제목은 '주식은 여정'이었다. 그 아래 달린 댓글을 옮겨둔다. 맞춤법은 그대로다.
"장이 좋아서, 장이 좋지 않아서, 장이 적당해서… 알상무와 함께한 모든 장이 좋았다."
"이 사람이 전달하는 지식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을 사랑한거였네.."
"처음 댓글남깁니다 그동안 고생했어요 알렉스 상무님 당신이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주식 20년차 매년 손실봤던때가 대다수였지만 당신의 인사이트 덕분에 올해 정말 많은 위험을 피했고 많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중략) 매일 스트레스로 잠못들던 불면증과 속쓰림에서 해방되었고 유머러스함에서 웃음도 찾았습니다"
"내 연예인이 은퇴를 했네... 심야의 라디오도 운전하면서 알려주는 시장도 불면의 날들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연애하다가 별안간에 차인느낌…. 깊이있는 인문학적 지식과 게스트와 직원들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 시장을 바라보는 길고 넓은 시각."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눈물 흘린적은 많은데, 주식방송 보다가 눈물 흘릴 줄은 몰랐네요... 주린이인 저에게 정말 많은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4주전 라이브 '우리는 언젠가 끝날 것들을 사랑한다.' 우리 모두 알상무님을 사랑했습니다."
"'여정의 의미는 돌아옴으로써 완성된다' 알영웅의 완성을 위해 반드시... 간간이라도 돌아오시기를!"
"댓글같은거 거의 안남기는데... 그 동안 알상무님에게 감사인사, 응원을 한번도 못했다는 미안함이 드네요. 저같이 숨어있는 사람들이 응원해줬으면 알상무님이 더 오래 함께할 수 있지않았을까라는 후회도 드네요."
"슈카는 제갈량을 잃었다"
한 사람은 이런 댓글을 남겼다. 몇 년 전 템플스테이에서 어떤 사람이 스님에게 좋아하던 선배가 이직해서 슬프다고 물었더니, 좋아하던 사람이 더 좋은 곳으로 간다면 기뻐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이야기였다. 늘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나의 기쁨일 뿐이라고. 그래서 자기도 그냥 기뻐하기로 했다고 그 사람은 적었다.
그리고 이런 댓글도 있었다. "주총에서 싸인도 받고 어둠의 알상무단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되게 반갑게 인사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026년 6월 28일 자기 채널을 열었고, 7월 1일 첫 영상을 올렸다. 7월 3일에 첫 라이브를 했다. 머니코믹스에서 매주 금요일에 하던 R's Trading Room을 사실상 그대로 이어받은 형식이다.
지금 하는 코너는 이렇다.
당일전략 (아침)
작전타임 (장 마감 후)
RTS 한주정리
포인트R
rADIO
장중라이브
일주일이 꽉 차 있다. 라이브 자료 준비에만 기본 열 시간 넘게 쓴다고 했다. 낮에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잠이 오지 않고, 그래서 새벽에 달린다고 한다.
어록을 따로 모을 필요가 없다. 영상 제목이 이미 그 사람의 말투다.
주식을 왜 그렇게 쉽게 생각해? / 안심 받고 싶은 시장, 관심 받고 싶은 자 / 주식은 여정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채널인데 결국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장이 무너지는 날의 방송을 들어보면 안다. 숫자를 읽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 숫자 앞에서 잠 못 드는 사람들을 향해 말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팬이 되었고, 그래서 게시판을 따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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