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0일, 엔비디아가 장 시작 전부터 4퍼센트 올랐다.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가 된 지 며칠 안 된 때였다.
그리고 장이 끝날 무렵 4퍼센트가 빠졌다. 끝까지 밀렸다. 위꼬리만 길게 남은 봉이 하나 찍혔다.
그날 제 하늘이 무너졌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했다.
세상에서 제일 큰 주식이 하루에 8퍼센트를 움직였는데 아무도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한글 기사에도 없었다.
이유는 나한테 물어보라고 그는 말했다. 아무도 모르는데 자기가 맨눈으로 알아냈다고.
여기서 시청률이 갈립니다, 하고 옆에서 거들었다. 대박이냐 쪽박이냐.
메이저 언론은 독자한테 물어본다고 그는 말했다. 왜 빠졌는지를 안 쓰고 이유는 이렇다더라 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는 마이너 언론을 쫙 훑는다고 했다.
거기 아주 작은 글씨로 이런 게 있었다. 급락의 진짜 이유는 패시브 투자의 함정 때문이라고.
풀어 보면 이렇다.
그날 미국 장이 열리기 전에 계산 하나가 비공식적으로 돌았다. 큰 패시브 펀드들의 엔비디아 비중이 기준보다 낮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애들이 6월 안에 얼마를 사야 한다는 숫자까지 붙어서 돌았다.
여의도에서 찌라시가 도는 것과 똑같은 일이 블룸버그를 통해 벌어진 거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얘네가 사야 하니까 내가 먼저 사야지 한다.
그래서 장 시작 전에 4퍼센트가 올랐다.
그런데 장중에 누군가 그 계산을 다시 보고 안 사도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때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이미 올라간 자리에는 사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수급에 진공이 생겼다고 부른다고 그는 말했다. 수요가 비었다는 뜻이다.
배후를 찾겠다고 시작해서 배후 같은 건 없고 그냥 너무 올랐던 거라고 그는 정리했다.
여기서 끝났으면 사고 보고서 한 편이다.
그는 애플 차트를 띄웠다.
엔비디아가 빠지는 동안 애플이 올랐다. 아마존도 넷플릭스도 테슬라도 같이 올랐다. 몇 달 전만 해도 AI의 대장은 칩을 만드는 쪽이었고 빅테크는 한물간 이름처럼 불렸는데, 하필 6월 20일부터 기사 제목이 바뀌기 시작했다.
애플이 개발자 회의에서 내놓은 건 온디바이스 AI였다.
지금 쓰는 방식은 질문을 서버까지 보내서 거대한 칩 더미를 돌리고 답을 받아 오는 것이다. 온디바이스는 전화기 안에서 대충 해결한다.
처음엔 반응이 안 좋았는데 써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러면 어떻게 되나.
사람들이 AI로 하는 일은 대부분 집에 전화 걸어 줘, 문자 보내 줘 수준이지 우주로 날아다니는 게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그 정도를 전화기가 해결하기 시작하면 서버에 칩을 30만 개 60만 개씩 꽂아야 할 이유가 줄어든다.
그리고 6월 26일 주주총회에서 젠슨 황이 한 말을 가져왔다.
성능을 생각하면 우리 집이 비싼 게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실적 전망은 좀 애매하다는 얘기를 하고 갔다.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는 건 누군가한테 비싸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뜻이라고 그는 짚었다.
그것도 한두 명이 한 말은 아닐 거라고.
그러고는 더 큰 얘기를 하나 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될 것 같다는 말을 붙이면서.
장표에 인공지능의 소빙하기라고 적혀 있었다.
AI는 1950년대부터 있던 꿈이라고 그는 말했다. 원자폭탄을 만들고 나서 인간이 뭐든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고. 1968년 영화에는 우주선을 통제하는 인공지능이 나오는데 배경이 2001년이었다고.
지금도 그런 건 없죠, 하고 그는 말했다.
기술에 대한 기대는 위로 쭉 뻗는 곡선으로 그려지는데 실제로 겪는 기술은 계단처럼 간다는 것이다. 올라갔다 멈추고, 실망하고, 또 올라간다. 그렇게 붐이 두 번 지나갔고 이번이 세 번째다.
문제는 자본주의라 돈이 바로 안 나온다는 점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돈을 벌지만 오픈AI는 토해 내고 있다고. 그러면 돈을 넣은 사람들이 언제 회수하느냐고 묻기 시작하고, 묻다가 뺀다고. 그때부터는 실적이 아니라 꿈으로 굴러가고, 그러다 스타트업들이 망한다고.
그걸 그쪽에서 빙하기라고 부른다고 했다.
AI라고 해서 일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편집 프로그램은 똑같이 짜고 붙이고 있고, 해 봤자 챗봇이고, 내 삶에 별로 뭐가 없어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 팔라는 거냐는 물음에 그는 팔라는 것도 아니고 안 된다는 것도 아니라고 답했다.
다만 급하게 달려들면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이 말을 붙였다.
6월 20일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달려들었는지 아느냐고. 아시아 장에서 산 사람들이 지금 다 물려 있다고.
한 시간을 돌아서 결론은 우리 쪽으로 왔다.
엔비디아가 달릴 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소외돼 있었다. 너희가 만드는 건 옛날 거라는 취급이었다.
그런데 온디바이스는 D램이 필요하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이 빠지는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안 빠지면 사도 되고, 같이 빠지면 좀 기다리라고 그는 말했다. 자기 생각에는 다음 주에 미국이 밀려도 이 둘은 버틸 것 같다고.
그러면서 이건 자기 생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주주총회 이후로 보고서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고 자기는 다 보고 얘기하는 거라고.
이걸로 나스닥이 빠지는데 다우가 오르는 것도 설명이 된다고 했다.
이 코너의 이름이 알포인트다. 상무의 인사이트 시간이라는 소개가 붙는다.
다행히 자기가 시장의 맥을 또 잡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 반대로만 하면 되겠다는 말이 곧바로 들어왔다.
지난주에 잡았던 맥은 버렸어요. 그가 그렇게 답했다.
한 시간 동안 그가 한 건 예측이 아니었다. 하루짜리 급락 하나를 붙잡고 소문이 어떻게 돌았는지, 그게 왜 통했는지, 그 자리에 왜 살 사람이 없었는지를 풀었다. 거기서 온디바이스로 넘어갔고, 70년짜리 기대와 실망의 반복으로 넘어갔다가, 마지막에 우리가 들고 있는 종목으로 돌아왔다.
봉 하나를 설명하려고 1950년대까지 갔다 온 것이다.
그런데 그날 제일 오래 남은 문장은 종목이 아니었다.
급하게 달려들면 안 된다는 쪽이었다. 그날 달려들어서 물린 사람들을 그가 굳이 한 번 더 언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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