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부고를 받고 상갓집에 가야 하는 분이라면 절을 몇 번 하는지, 향은 어떻게 꽂는지부터 떠올리실 텐데, 막상 장례식장 앞에 서면 "내가 먼저 뭘 해야 하지, 앞사람이랑 다르게 하면 실례일까" 싶어서 손에 땀이 나시죠. 그래서 나무위키의 문상·조문·부의금·장례 항목과 위키백과 조문 항목을 열어 두고, 순서와 복장, 봉투 쓰는 법, 하면 안 되는 말을 한 줄씩 대조해 가며 맞춰 봤습니다. 입장해서 나올 때까지의 동선, 종교별로 갈리는 부분, 조의금 봉투와 금액, 막혔을 때 쓰는 방법까지 이 글 하나로 끝나게 묶었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상갓집 문상은 크게 일곱 걸음입니다. 장례식장에는 보통 영정 앞에 향과 꽃이 이미 놓여 있어서, 순서만 알면 따로 챙길 물건은 없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외투와 모자를 벗습니다. 정장 상의는 벗는 대상이 아니고, 외투를 못 벗는 사정이 있어도 크게 탓하지 않습니다.
영정 앞에 서기 전에 상주와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고개를 숙입니다.
헌화라면 흰 국화의 꽃송이가 영정 쪽을 보게 놓고, 분향이라면 향에 불을 붙여 향로에 꽂습니다. 불꽃은 입김으로 끄지 않고 손을 가볍게 저어서 끕니다.
좌식 빈소에서는 영정에 두 번 절하고, 서서 하는 입식 빈소에서는 절 대신 묵념을 합니다.
좌식 빈소라면 상주와 한 번 맞절합니다. 상주가 연세가 많으시면 목례로 갈음하는 일이 많습니다.
안면이 있다면 짧게 위로를 건넵니다. 말이 안 떠오르면 말없이 절만 하고 물러나도 됩니다.
유족이 안내하는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나옵니다. 영정 앞에서 물러날 때는 두세 걸음 뒤로 걷다가 몸을 돌립니다.
상갓집 예절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순서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일곱 걸음만 머리에 있으면 말이 서툴러도 실례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순서는 어떤 빈소냐에 따라 3번과 4번이 달라집니다. 다음 절에서 종교별 차이를 보겠습니다.
상주 쪽 종교는 빈소 입구의 십자가나 영정 옆 표지, 상주의 복장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안내하는 분이나 바로 앞사람의 동작을 따르는 것이 제일 안전합니다.
구분 | 꽃이나 향 | 영정 앞 인사 | 상주와 인사 |
|---|---|---|---|
유교식·불교식 | 분향 | 두 번 절 | 맞절 또는 목례 |
천주교 | 국화 헌화, 성수를 뿌린 뒤 분향하는 곳도 있음 | 분향 뒤 두 번, 곳에 따라 묵념 | 목례 |
성공회 | 분향 또는 국화 | 두 번 절, 기도 뒤 상주에게 한 번 | 한 번 절 |
개신교 | 국화 헌화 | 절 없이 묵념 | 목례 |
이 표는 일반적인 흐름이지 규칙집이 아닙니다. 종교마다 세부 의식이 달라서, 현장 안내가 표와 다르면 안내가 맞습니다.
절을 안 해도 되는 경우는 표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개신교 신자이거나 다리를 다쳐 절하기 어려운 사람은 묵념으로 대신합니다. 고인이 문상객보다 나이가 어리면 특별한 관계가 아닌 한 영정에는 절하지 않는 편이고, 군인과 경찰은 거수경례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절을 할 때 손 모양은 평소 인사와 반대입니다.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 여자는 왼손이 위로 오게 포갭니다. 이 부분은 틀려도 큰 결례로 보지 않으니, 손보다 순서에 신경 쓰시면 됩니다.
순서와 절 이야기가 끝났으니 다음은 뭘 입고 가느냐입니다.
복장은 검은색이 기본입니다. 다만 검은 정장이 없다고 못 가는 것은 아닙니다.
남자는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가 기본이고, 검은색이 없으면 남색이나 회색 계열도 결례가 아닙니다.
여자는 검은색의 단정한 옷에 검은 스타킹입니다. 짧은 치마, 반바지, 맨발이 드러나는 차림은 피합니다.
화려한 옷과 장신구는 뺍니다.
학생은 교복, 군인·경찰·소방관은 정복이나 근무복으로 가도 됩니다.
퇴근길에 평상복으로 바로 가게 됐다면 검은 외투를 걸치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상갓집 복장은 새 옷을 사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 가진 옷 중에서 어두운 것을 고르는 일입니다.
조의금 봉투는 무늬 없는 흰 봉투를 씁니다. 앞면에는 부의(賻儀), 근조(謹弔), 조의(弔意) 가운데 하나를 적고, 한글로 써도 됩니다. 편의점에서 고를 때는 축하용 봉투와 섞이지 않았는지, 예를 들어 '축결혼' 같은 문구가 인쇄된 것을 집지 않았는지만 보세요.
봉투에는 이름과 함께 소속이나 고인·유족과의 관계를 적어 두면 유족이 나중에 정리하기 쉽습니다. "○○회사 김○○"처럼 적으면 충분합니다.
금액은 관계와 지역, 세대마다 다릅니다. 흔히 3만~5만 원이 일반적이라고 알려져 있고, 홀수 단위로 맞추는 관습이 있으며 4가 들어가는 금액은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식 기준은 없으므로 같은 모임이나 같은 직장 사람들과 맞춰 내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가격이 아니라 관습에 대한 이야기라서, 금액 숫자보다 주변과 맞추는 쪽이 정답에 가깝습니다.
그러면 언제 가는 게 좋을까요.
3일장에서는 첫째 날에 가족과 친척이, 둘째 날에 지인이 주로 문상합니다. 셋째 날은 발인이어서 가능하면 첫째나 둘째 날에 가는 편이 좋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은 준비 중이라 어수선하고, 너무 늦은 시간은 유족이 쉴 틈이 없으니 피하세요. 그래도 늦게라도 가는 것이 안 가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호상이네요", "잘 돌아가셨다" 같은 말은 유족이 쓰는 말이지 문상객이 먼저 꺼낼 말이 아닙니다. 사고나 요절, 오래 앓다 가신 경우에는 상처가 됩니다.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묻지 않습니다.
건배, 흡연, 정치 이야기는 장례 분위기를 해칩니다.
지인을 만나도 큰 소리로 웃거나 떠들지 않고 목소리를 낮춥니다.
영유아는 가능하면 맡기고 가고, 어렵다면 빈소에서 떨어진 곳에 있게 합니다.
말을 아끼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영정 옆에 서 있는 분 중 복장이 다른 분이 상주입니다. 구분이 안 되면 안내하는 분께 여쭙고, 일단 목례만 해도 됩니다. 종교를 몰라 절을 할지 말지 헷갈리면 앞사람 순서를 지켜본 뒤 따라 하고, 그것도 어려우면 묵념이 가장 무난합니다.
직접 가지 못한다면 인편이나 온라인으로 조의금을 보내고 전화로 위로를 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장례가 끝난 뒤에라도 직접 인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연장자인데 고인이 더 젊은 경우에는 문상객이 적은 시간에 가거나 자녀를 통해 조의를 전하는 관습이 있다고 하니, 집안 분위기에 맞추시면 됩니다.
Q. 상갓집 가면 절은 몇 번 하나요?
A. 영정에는 두 번, 상주와는 한 번 맞절합니다. 입식 빈소이거나 개신교 방식이면 절 없이 묵념만 합니다.
Q. 검은색 옷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A. 남색이나 회색 계열의 단정한 옷도 결례가 아닙니다. 평상복이라면 검은 외투를 걸치고 넥타이는 검은색으로 맞추세요.
Q. 임산부는 문상을 가지 않아야 하나요?
A. 가지 않는 것이 관습으로 받아들여지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몸 상태와 집안 분위기를 보고 정하면 됩니다.
정리하면 상갓집 예절은 암기 과목이 아니라 눈치껏 따라 하는 과목입니다. 목례로 시작해서 분향이나 헌화, 절 또는 묵념, 상주와 인사, 식사 순서만 잡으면 나머지는 현장 안내가 알려 줍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검은색이나 어두운 옷 한 벌과 무늬 없는 흰 봉투를 꺼내 두세요. 5분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