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두 조각을 붙여 만든 것이다. 만화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할 무렵 살던 동네가 경기도 화성시 기안동이었고, 84는 태어난 해다. 대단한 뜻이 담긴 이름은 아니다. 자기가 있던 자리와 자기가 태어난 해를 그냥 이어붙인 이름. 그 무심함이 어쩐지 이 사람답다.
별명 중에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 라는 것이 있다. 나중에 그 별명은 프로그램 제목이 되었다.
본명 김희민
출생 1984년 10월 22일,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계신리
학력 소화초등학교, 수원북중학교, 숙지고등학교, 수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 전공 중퇴
병역 경찰청 의무경찰 수경 만기전역 (2005년 2월 ~ 2007년 2월)
종교 불교
데뷔 2008년 웹툰 노병가
소속 네이버웹툰 매니지먼트, AOMG(방송 활동 관리), ㈜기안84 노디멘션
MBTI INTP
가족 반려견 알콩과 달콩, 반려묘 애옹이
노병가 (야후 카툰세상) 데뷔작
기안84 단편선
패션왕 (2011~2013, 네이버웹툰)
복학왕 (2014~2021, 네이버웹툰)
체육왕
회춘 (2019~2020, 네이버웹툰) 휴재 중
패션왕과 복학왕은 한 시절을 통과한 사람이라면 대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림은 서툴러 보이는데 이상하게 눈을 뗄 수 없는 만화였다.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정확한 그림이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못난 사람을 못나게 그리는 데에 망설임이 없었다.
연재 중에 청각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서 비판을 받고 사과한 일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적을 때에도 이런 일은 빠뜨리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2016년 나 혼자 산다에 게스트로 나갔다가 고정이 되었다.
처음에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사람이었다. 기묘한 생활 태도와 알 수 없는 정신세계 때문이었다. 그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 훨씬 많았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다.
그 평가를 뒤집은 것이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다.
이 프로그램에는 예쁜 여행이 없다.
절경도 관광지도 예쁜 리조트도 나오지 않는다. 그는 짐을 싸지 않는다. 속옷 몇 벌이 전부다. 숙소도 현지에 가서 구한다. 명소보다는 그 나라 사람들의 삶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래서 볼리비아 안데스 산맥에 사는 주민의 집이 나오고 인도 바라나시의 야외 헬스장이 나온다.
거부감이라는 것이 거의 없다. 악어가 있을지 모르는 아마존 강물에 뛰어들고 갠지스강에도 들어간다. 길거리 음식을 퍼질러 앉아 먹는다. 시즌2에서는 화장터에서 생의 마지막 모습을 오래 바라보다가 숙연해졌다.
시즌1에서 볼리비아의 한 가정집에 머물렀을 때 그는 그 가족에게 당신의 삶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우리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생활 방식이었는데도 그랬다.
시즌은 넷까지 나왔다. 볼리비아와 페루, 인도,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마지막은 네팔과 티베트였다. 원년 멤버인 이시언, 빠니보틀, 덱스가 다시 모여 차마고도를 걸었다. 그는 혼자 먼저 가서 셰르파 체험까지 했다.
"도피라 그러면 도피고, 제2의 인생이라 그러면 제2의 인생이고, 그런 걸 꿈꿔보지 않아? 나랑 아예 상관없는 낯선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건 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건 그런 거 보는 게 너무 낯선데 그 기분이 너무 좋아." (시즌1)
"아 진짜 웹툰 마감할 때 왜 일만 하고 살았나 싶다." (시즌1)
"한 번 태어나서 가는 거 우리 후회없이 행복하게 즐겁게 살다 가요. 오지랖 한번 부려봤습니다." (시즌1)
"인도랑 싸우러 온 게 아니잖아요? 근데 왜 VS에요. VS가 아닙니다. 하나가 되는 거죠." (시즌2)
"하루라도 살아있을 때 더 쓰든 더 벌든 죽는 날이 더 아깝지 않게끔 죽는 날이 제일 싫게끔 살면 삶에 미련이 안 남지 않을까." (시즌2, 화장터에서)
"원래 양식 광어였다면 자연산 광어마냥 내가 자연산이 된 것 같아 살아 있음을 느끼는." (시즌3)
"살면서 웹툰도 했었고 군 생활도 했었고 대학교 생활도 했잖아요 살면서 한 것 중에 가장 유종의 미를 거둔 일이었던거 같아요." (시즌4)
마지막 회에서 그는 울면서 인사를 했다.
사실 오늘 해 뜨는 걸 못 볼 줄 알았는데 저기 저렇게 해가 뜨네요 여러분들의 인생에도 저런 광명이 비추는 미래가 됐으면 좋겠다
오체투지를 하고 난 뒤로 눈물이 많아졌다고 했다. 여행자가 아니라 수행자가 된 것 같다고도 했다.
마지막 회 클립 아래에 달린 댓글을 옮겨둔다. 맞춤법은 그대로다.
"인생은 나답게 살아도 괜찮다라고 몸소 보여준 기안님께 감사합니다"
"꾸며내는것들 천지인데.. 의도가 선하니 다 느껴진다 유리창 닦아내듯 먼가 맑아진 느낌.. 그래..이런 마음으로 사는게 맞는거지.. 잊고 살지말자.."
"카메라 돌때만 하는척 하는 프로그램하곤 달랐다. 그게 기안의 매력이지. 처음 부터 끝까지 진정성이 있었다."
"인간이 어른이 되고도 끊임없이 성장할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식견이 넓어지고 생각이 깊어지고 우정은 단단해지는 성장."
"하마터면 엉뚱하고 약간 천덕꾸러기 처럼 방송에서 매김 할뻔 했는데 태계일주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기안84의 진솔한 인간미를 찰찰 담아줘서 그를 다시 보게 됐어요. 오히려 닮고 싶은 사람이 돼 버렸넹"
"50평생 처음 댓글을 답니다. 저 역시 태계일주를 타국 생활의 위안으로 삼으며 살았던 사람으로써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해야 할 것 같아서요"
"기안84는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동물대하는 태도도 진심으로 같이 살아가는 생명으로 봐주는게 본성이 착하고 따스하며 사랑을 많이받고 자란 온순하고 바른 사람이란게 보인다."
마지막 댓글은 일흔 살 할머니가 남긴 것이었다.
2023년 제50회 한국방송대상 최우수 예능인상
2023년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2026년 제6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예능상
업계 종사자 200명이 참여한 2023년 올해의 예능인 설문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
백상 시상식은 2026년 5월 8일 코엑스에서 열렸다. 만화가로 십 년쯤 살다가 우연히 방송에 오게 되었고 좋은 제작진을 만난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그는 말했다. 큰 상을 줘서 고맙다고 했다. 자기 이야기는 짧게 하고 함께한 사람들의 이름을 먼저 불렀다.
그 장면에 달린 댓글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기안형 수상소감 편안하게 보기까지 10년 걸렸네." 그리고 "상은 받을만한 사람이 받는것도 중요하지만 좋은사람이 받은때 그가치가 더 높아지는거같음."
떨렸는지 프로그램 이름을 틀려서 태어난 김에 산다, 라고 말했다.
2022년부터 화가로도 활동한다. 첫 개인전은 소유전이었고 두 번째 개인전의 제목은 奇案島, 기묘한 섬이었다.
방송인이 취미로 붓을 든 것이 아니라 원래 그리던 사람이 전시장을 얻은 쪽에 가깝다. 서양화를 전공하다 그만둔 사람이었으니까.
갈색 골덴 자켓이 오래된 트레이드마크다. 태계일주 시즌1 촬영 때도 입고 갔고, 그때 산 알파카 키링을 옷에 달았다. 그 뒤로 그 옷을 입고 나올 때마다 키링이 함께 나온다.
유튜브 채널 인생84를 운영한다. 구독자는 169만 명이다. 여기서는 삼남매라 불리는 사람들과 제주도에 가거나 동네를 걷거나 남의 하루를 따라다닌다.
2026년 8월에는 SBS에서 연애 리얼리티를 한다.
만화 속에서 그는 사람을 아주 못나게 그린다. 비겁하고 초라하고 부끄러운 부분을 봐준 적이 없다.
그런데 여행지에서는 아무도 깎아내리지 않는다.
같은 사람이 하는 두 가지 일이다. 나는 이것이 모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못났다는 것을 정확히 아는 사람만이 그 못남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다. 그가 낯선 나라의 낯선 집에 앉아 당신의 삶이 아름답다고 말할 때, 그 말에 힘이 있는 이유가 거기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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