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야호 얘기를 하면 다들 원이 쪽만 보는데요, 사실 그 말의 절반은 미나미 겁니다.
원이는 방송에서 뜻이 뭐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해요. 뜻은 없고 그냥 거제 야호.
근데 미나미가 다른 방송에서 이렇게 설명하더라고요.
야호가 그냥 일본어 인사말이거든요. 안녕이랑 똑같은 뜻이라서.
일본에서 갸루들이 쓰는 인사가 얏호예요. 미나미가 평소에 하던 인사인 거죠. 그걸 원이가 거제 앞에 붙여버린 거고요.
그러니까 거제 야호는 경상도 사투리랑 일본 갸루 인사말이 붙어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아무도 계획 안 했고 그냥 둘이 티격태격하다가 나왔어요.
미나미의 갸루 캐릭터를 보면 좀 무섭게 잘하잖아요. 말투도 그렇고 앉는 자세도 그렇고요.
그거 엄마한테 배운 거래요.
어머니가 버블 시대에 갸루셨답니다. 방송에서 이 얘기가 나오니까 다들 어 하고 놀랐는데, 미나미는 그게 왜 놀랄 일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어요.
더 웃긴 건 지금도 감수를 받는다는 거예요. 영상을 찍을 때마다 어머니가 보시고는 아 그거 아닌데, 하고 지적을 하신대요.
포인트가 뭐냐면 힘을 빼는 거라고 합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되고, 목소리도 중간에 흐려야 되고요. 방송에서 시범을 보이는데 진행자들이 다 따라 하다가 실패해요. 세게 하려고 할수록 안 되는 거거든요.
옷가게에서 일하는 갸루 언니들은 또 톤이 따로 있다고 하고, 그 톤도 가게 스타일마다 다르대요. 언니 같은 스타일이면 이렇게, 좀 어린 손님이 오면 저렇게, 하면서 두세 가지를 바로 시연합니다.
이 정도면 캐릭터가 아니라 그냥 배운 겁니다.

*갸루 애티튜드를 배워보는 편 중에서*
원이 개인 채널이 처음에는 잘 안 됐어요. 이거 방송에서 본인들이 그냥 말합니다. 사실 인기가 없어서, 하고요.
거기서 미나미가 캐릭터 모드를 여러 개 만들어봤대요. 표준어 모드, 갸루 모드, 양키 모드.
그중에 갸루 모드를 시험 삼아 한 번 해봤는데 너무 잘하는 거예요.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그냥 바로 되더라는 거죠. 그래서 그걸로 조회수가 나오기 시작했고, 둘이 같이 찍은 영상이 터지면서 채널이 살았습니다.
멤버 채널을 살린 게 다른 멤버였다는 얘기를 저는 좀 오래 생각했어요. 보통 이런 건 한 사람이 잘돼서 끌고 가는 그림이 되기 쉬운데, 이 팀은 둘이 싸우다가 같이 떴거든요.
문명특급에서 미나미가 갸루 사과법을 알려주는 대목이 있어요.
미안할 때 맹고, 하고 짧게 던지는 거예요. 진행자가 이건 하나도 안 미안해 보인다고, 사과받는 느낌이 안 든다고 했고요. 오히려 싸움이 커질 것 같다고 다들 웃었어요.
그러니까 미나미가 그러면 좀 귀엽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귀여우면 봐준다고 하니까 바로 귀엽게 해서 넘어갔고요.
근데 그 뒤에 붙인 말이 좋았어요.
진짜 미안한 상황에도 이렇게 해요. 갸루는 그냥 문화라서. 예의를 갖춰야 될 때는 또 잘하는 게 갸루거든요.
이게 왜 좋았냐면, 이 사람이 자기 캐릭터를 정확히 알고 쓴다는 뜻이라서요. 언제 세게 나가도 되고 언제 안 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의 말이잖아요.
실제로 화장 지우고 가발 벗으면 갸루 퇴근한다고 합니다. 집에서는 평범하대요. 부모님이 교육을 잘 시켜주셨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 문장 바로 옆에 어머니도 굉장한 갸루셨다는 말이 붙어 있는 게 이 집안의 분위기를 다 설명하는 것 같았어요.
거제 영상에서 둘이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이 있는데요.
원이는 무릎을 벌리고 앉고 미나미는 무릎을 붙이고 발끝을 벌려서 앉아요. 댓글에 이걸 부등호로 표현한 사람이 있었어요. 거제는 이렇게 앉고 갸루는 저렇게 앉는다고요.

*왼쪽이 원이, 오른쪽이 미나미. 앉은 자세를 보면 됩니다*
같은 차림으로 같은 정류장에 앉아 있는데 다리 모양만으로 출신이 갈리는 게 웃겼습니다.
츄리닝 입은 자연인이 갸루 귀신을 데리고 다니는 것부터 파멸적이라 계속 보게 된다는 댓글도 있었고요. 일본 영화에서 바닷가 시골 마을에 전학 온 갸루랑 친해진 시골 고등학생을 보는 것 같다는 말도 있었어요.
미나미가 원이를 놀리는 방식이 좀 웃겨요.
거제에서 뭐 할 게 있냐고 시작해서, 사투리에 갸루가 졌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후회된다고 하고, 언덕이 너무 많다고 투덜대고, 바다에 도착해서는 이건 예쁜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결국 신발을 신은 채로 갯벌에 들어가요. 신발 벗기 싫다고 징징대다가 그냥 들어갑니다.

*신발 벗기 싫다고 하다가 결국 그대로 들어갔다*
모교 앞에서 원이가 학생들한테 손을 흔들며 왜 나한테 안 오냐고 소리칠 때는 옆에서 이렇게 말려요. 원니짱 가만히 있어라, 앞에서 부끄럽게 하지 말고.

*말리는 쪽이 갸루라는 게 이 조합의 재미*
말리는 사람이 있어야 저 그림이 완성되는 거죠.
거제에 다시 갔을 때는 어르신들이 다 알아보시더래요. 야호, 하고 먼저 인사를 해주셨다고요.
일본에서 온 갸루가 경상남도 어르신들한테 인사를 받는 그림이 좀 이상하고 좋았습니다. 그 인사말이 원래 일본 인사말이었다는 걸 아마 아무도 모르실 거예요.
이 사람 얘기를 할 때 빼놓기 어려운 게 하나 있어요.
초등학교 때 케이팝을 접했고, 도쿄에서 본 공연을 보고 저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고, 열네 살에 부모님한테 열여덟까지 데뷔 못 하면 돌아오겠다고 말하고 혼자 한국에 왔습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천 대 일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결승까지 올라갔다가 마지막에 떨어졌고요.
보통 이런 얘기는 바로 다른 회사에서 데뷔했다로 이어지잖아요. 미나미는 그냥 일본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다시 왔습니다.
지금 화면에서 갸루 목소리로 웃기는 사람이 그 사람이에요. 저는 이 두 개가 잘 안 겹쳐지더라고요. 겹쳐지지 않는 채로 그냥 두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갸루 캐릭터라는 게 사실 위험합니다. 세게 나가는 캐릭터는 조금만 어긋나도 밉상이 되잖아요.
근데 이 사람은 안 미워요. 왜 그런가 봤더니, 세게 나가는 상대가 항상 정해져 있더라고요. 원이한테만 그럽니다.
그리고 놀리는 내용이 전부 자기가 지는 쪽이에요. 거제가 별거 없다고 해놓고 거제까지 따라가고, 갸루가 사투리한테 졌다고 인정하고, 언덕 많다고 투덜대면서도 끝까지 걷습니다.
세게 나가면서 지는 캐릭터라서 안 미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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