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되고 나서 수영 배워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요.
유튜브에 수영 강의 진짜 많아요. 근데 대부분 선수 출신이 만들어요. 국가대표 출신, 전 장거리 선수, 전문 강사. 화면 속 사람은 아름답게 헤엄치고, 슬로모션 걸리고,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하고 끝나요.
문제는 그 '이렇게'가 안 된다는 거죠 ㅠㅠ
정답을 아무리 봐도 내 몸이 왜 그렇게 안 움직이는지는 안 알려주잖아요. 선수 출신한테는 못하던 시절 영상이 없거든요. 있어도 초등학생 때 거고, 스물여덟에 처음 물에 들어간 사람이 겪는 실패랑은 완전 다른 종류예요.
그러니까 "성인 비선출이 1년차에서 4년차까지 실제로 어떻게 변하는가" 이 자료가 원래 세상에 없어요.
움파주파한테는 그게 있습니다. 6년을 카메라 앞에서 통과했거든요.
채널: 움파주파 (@UMPAJUPA) · 구독자 2.21만 명 / 영상 138개
채널 소개문: "2020년 7월 수영입문 🏊♀️ / 2023년 3월 적십자 라이프가드 취득 🛟 / 2024년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취득 🐳"

본인 입으로 설명한 적이 있어요.
수영 유튜브 중에 '다이빙덕'이라는 채널이 있거든요. 일반인이 자기 수영 영상 보내면 피드백해주는 데예요. 움파주파는 원래 거기다 보내려고 했대요. 1년차부터 4년차까지 호캉스 다니면서 찍어둔 자기 수영 영상이 잔뜩 있었으니까.
근데 문제가 있었죠.
"근데 이 많은 영상들을 어떻게 보낼 것이며, 물론 다 보낼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제 순서가 올지도 잘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왕 이렇게 될 거면 그냥 내 채널을 하나 파서 공개처형을 한번 당해보자.'"
남한테 혼나려고 줄 서서 기다리느니 채널을 파서 자기가 자기를 조지겠다는 거 ㅋㅋㅋㅋ
근데 그다음 문장이 이 채널의 전부예요.
"근데 제 예상과는 다르게, 생각 외로 저와 같은 수치광이가 너무 많고… 제가 겪어왔던 그런 감정이 제 영상에 녹아 있나 봐요. 되게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접영 물잡기 언제까지 못할까? 4년차 수영인 변천사」 보면 이 채널이 뭐 하는 곳인지 10초 만에 알아요.
4년차인 지금 접영을 먼저 보여주고, 곧바로 1년차 영상을 붙입니다. 그리고 자기 영상을 이렇게 해설해요.
"물을 잔뜩 잡으려고 손을 이렇게 벌린 거예요. 그러니까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공간이 있잖아요. 물은 다 줄줄 새는 거죠. (…) 이게 다 선수들 접영을 너무 많이 봐서, 항아리 접영, 뭔지도 모르면서 이렇게 그리고 그랬을 때예요."
2년차, 2년 5개월차, 3년차 차례로 붙이면서 계속 자기를 지적해요. 그러다 4년차 영상 차례 오니까
"약간 심판대에 올라온 기분이네요."
그러고 4년차 영상에서도 문제를 찾아냅니다. 캐치할 때 거품이 너무 많이 인다, 그건 힘을 잘못된 구간에 주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그거 고치는 중이다.
이 영상 핵심 고백이 이건데요.
"저는 아리랑병을 못 해요. 그냥 할 줄을 모릅니다. 왜? 안 해봤으니까. 가슴 누르면서 빠르게 두 박자로 가는 접영에 대한 선망을 너무 일찍 한 거예요. 선망은 해도 되는데, 그걸 시도하면 안 됐던 때에 제가 시도를 했기 때문에 저런 형태의 접영이 나온 겁니다."
(초보가 크게 웨이브 타는 접영을 수영장에서 '아리랑'이라고 놀려요. 교본엔 없는 말이죠. 이 단어를 제목이랑 해설에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만든 강의라는 뜻입니다.)
계단을 건너뛰었고, 그 대가로 어깨를 여러 번 다쳤고, 4년차인 지금 기본기부터 다시 하고 있다.
이걸 9분짜리 하나에 다 털어놓고 이렇게 끝내요.
"저는 저와 같은 사람이 또 발생하기를 원하지 않아요. 그래서 여러분은 저 같은 고생 하지 마시고…"
방금 그 문장 뒤에 뭐가 오는지 아세요?
경쟁 채널 영상 링크예요 ㅋㅋㅋ
"제가 진짜 좋은 영상 추천해 드릴게요. 여기 더포스 선생님의 이 웨이브, 요거요. 말 그대로 기본기 중의 기본기니까, 요런 영상 참고하셔서 웨이브 기본기 잡고 그 이후에 빠른 접영을 연습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심지어 이 영상 만들면서 더포스 채널 선생님한테 DM으로 허락까지 받았대요. 선생님 자세랑 제 자세 비교하는 영상 넣어도 되냐고.
아예 「수영 유튜브 어떤 걸 볼까 고민된다면 츄라이츄라이」라는 편도 있어요. 부제가 '연차별 유튜버 추천'인데 10분 내내 남의 채널만 소개합니다. YS수영, LOVELY SWIMMER, 수영하자, 미친물개(현 크롤스윔), 박혜정스포유, 더포스, 쁨지, 다이빙덕. 각각 몇 년차에 보면 좋은지까지 정리해서요.
그중 한 명에 대해서는 이런 고백을 해요.
"미친물개 선생님을 저는 너무 좋아하지만, 제가 따라잡을 수도 없는 접영을 너무 일찍 봐서, 그것 때문에 지금 돌아돌아 가느라 고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1년 5개월차에 그 선생님 특강까지 신청해서 갔대요. 결과는요?
"저는 그때 제가 이 정도 접영을 배워도 된다고 스스로 생각을 했는데, 아, 절대 절대 배우면 안 됐던 수준에 제가 그때 갔던 거라, 갔다 돌아와서 많이 좌절을 했어요. 우리 동네 수영장이 수영 잘하시는 분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그 와중에 좀 수영 잘한다는 얘기를 워낙 많이 듣다 보니까 '어, 나 잘하나 보다' 하고 갔는데, 아닌 걸 정말 많이 깨닫고 오게 된 거죠."
'우물 안 개구리였다'를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자기 채널에서 말하는 사람 처음 봤어요.
이 채널 최고 조회수는 「평영이 느린 이유」(17만 회)인데요. 왜 터졌는지는 댓글만 봐도 압니다.
"교육열정 미쳤ㅋㅋㅋㅋㅋㅋ 나무젓가락까지 대가면서ㅎㅎㅎㅎㅎ 미치겠넼ㅋㅋㅋㅋㅋㅋ" (157개)
"댓글 보면서 젓가락이 뭔 소린가 했네요. ㅎㅎㅎ 대단하십니다. 진정한 교육가이십니다."
"젓가락 열정에 바로 구독 눌렀습니다. 영상 쭉쭉 다 볼게요."
"앜ㅋㅋ 괄약근 설명 ㅁㅊ 바로 이해됨~~~ 움파님 최고예요!!"
"응꼬 힘 !! 빵터짐 😂"
"평영 발차기 할 때 발이 자꾸 떨어지는데, 엉덩이에 힘을 주면 발이 수면 가까이 올라온다는 설명이 대박 꿀팁이네요." (113개)
집에서 나무젓가락 들고 발차기 궤적 그려가면서 설명해요. 괄약근에 힘주라는 말을 '응꼬 힘'이라고 합니다.
교본에 없는 방식인데 사람들이 그걸로 이해해요.
"와 이분이 찐이다. 이 영상 저 영상 다 봤는데.. 이분 덕 많이 봄.. 국대선수 강의보다 나아요"
"여지껏 본 평영 발차기 유튜브 중 최고의 설명입니다"
"구독 자체를 안 하는 사람인데 바로 구독했습니다"
접영 변천사 편 댓글엔 이런 것도 있어요.
"수영강사분이 알려주는 영상도 도움이 되지만, 움파주파님 영상이 저에게는 더 현실감 있게 와닿네요. 제가 하는 실수를 여기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영상 여러 번 보고 있어요. ^^"
"10:29 지상접영 부분에서 ㅋㅋ 나는 아직 덜 미쳐있구나 깨닫고 갑니다😂"
"우리 수영장에선 열심히 수영하면 유별나다고 밉상받아요~~"
마지막 거 좀 뭉클하지 않나요. 열심히 하는 게 눈치 보이는 사람들이 여기 와서 숨 쉬고 가요.
이 채널에 조회수 안 노린 게 확실한 묶음이 하나 있어요.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수영) 준비 과정을 통째로 기록한 영상들.
2024 생체 2급 수영 구술 기출문제 정리
생체2급 수영 구술 기출문제 듣기자료 (무한반복)
생체2급 수영 구술장 다녀온 후기 (기출문제)
생체2급 수영 실기 및 구술시험 후기 썰 (feat. 엄마)
생체2급 수영 4초 단축 비법 공개 (바사로킥)
생체 및 수영 대회 실격하지 않으려면…
'듣기자료 (무한반복)' 보세요. 출퇴근길에 이어폰 꽂고 기출문제 반복해서 들으라고 만든 파일이에요. 볼거리가 없으니 조회수가 나올 리가 없죠.
자기가 시험 준비할 때 이런 게 없어서 고생했으니까 만들어둔 거예요.
「움파어워즈 산타와 댓글읽기」도 그래요. 조회수 1.7천 회. 이 채널 기준으로 아주 작은 숫잔데 산타 옷 입고 14분 동안 댓글을 읽습니다.
이런 영상 있는 채널은 그냥 믿게 돼요.
가장 최근 영상이 3개월 전 「갑자기 사라졌던 이유… 결국 수술했습니다 (근황)」이에요. 6분짜리로, 카메라 하나 켜놓고 담담하게 설명합니다.
수영 더 잘하려고 헬스 시작했다가 헬스에도 빠져서 트레이너까지 겸하게 됐고, 바디프로필 찍겠다고 레그컬 하다가 무릎 뒤에 이상을 느꼈대요. 1년 전 일이라고. 정형외과 여러 번 갔는데 엑스레이엔 아무것도 안 나와서 물리치료만 받고 말았고요.
"그러던 어느 날, 몇 달 전이었어요. 그날 갑자기 일어났는데 무릎이 안 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걸을 수가 없는 거예요."
MRI 찍으니까 힘줄 끝에 석회가 덩어리진 양성 종양이 있었고, 결국 제거 수술 받았습니다. 척추마취로 했는데 영상 찍는 시점까지도
"무릎 아래로는 지금 감각이 없습니다. 느낌은 있는데 감각이 없어요."
물에서 살던 사람이 물에 못 들어간 지 두 달째 ㅠㅠ
근데 이 영상에서 제일 오래 얘기하는 게 무릎이 아니에요. 왜 그동안 영상을 못 올렸는가입니다.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서 계속 고민을 하게 되잖아요. '어, 내가 여태까지 했던 방법이 나한텐 맞는데, 남들한테는 맞지 않았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더 영상 만들고 올리는 게 조금 힘들었는데…"
그러다 아이들 가르치면서 돌파구를 찾았대요. 성인은 스스로 잘하고 싶어서 오니까 설명하면 되는데,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보내서 온 거라 몸으로 터득하게 만들어야 하더라고.
"완전 초보, 웨이브의 '웨' 자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평영을 알려주는 방법을 조금씩 제가 터득을 했어요. 평영 웨이브 편을 준비해 볼 생각입니다."
수술하고 누워서 다음 강의를 설계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6분짜리 마지막, 근황 다 말하고 결혼 소식(9년 연애 끝에 결혼했대요)까지 전한 다음에 이렇게 끝냅니다.
"지금 뭔가 의욕이 다 사라진 느낌이어서, 제 의욕을 좀 끌어올릴 무언가를 찾고 있어요. 다음에 또 좋은 영상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곧 생체 필기가 있죠.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잘 준비하셔서 좋은 성적 받아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파이팅하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자기 다리에 감각이 없다고 말한 사람의 마지막 인사가 이번 시험 준비하는 사람들 잘 보라는 응원임...
댓글창은 조용해요. 좋아요 20개, 6개, 3개짜리 댓글들이 줄줄이 달려 있습니다.
"저 영상 하나하나 잘 보고 있는 구독자입니다. 평영 너무 안 돼서 '정말 단비 같은 채널이다' 수영 가기 전에 보고 가고 그러는데, 이게 무슨 일이래요.."
"수영하면서 뭔가 벽에 부딪힐 때마다 해답을 주시던 고마운 채널입니다~"
"예전에 한 영상에서 해주셨던 워딩이 갑자기 떠올라 그 영상 찾으려고 거의 1년 만에 와봤는데,,, 헉,,, 수술받으셨군요"
수영 안 하시는 분한테는 사실 별로 안 꽂힐 수도 있어요. 저도 그건 인정합니다.
근데 지금 평영 때문에 괴로우시면 「평영이 느린 이유」 하나만 보세요. 나무젓가락 나옵니다. 이 사람 성격이 궁금하면 「수영 유튜브 어떤 걸 볼까 고민된다면 츄라이츄라이」요. 10분 내내 남 자랑만 해요 ㅋㅋ
아직 안 올린 영상 많이 남았다고 했어요. 1년차부터 4년차까지 호캉스 다니면서 찍어둔 미공개 영상들, 그리고 준비 중이라는 평영 웨이브 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무릎부터요.
움파주파 채널 바로가기 · 인스타그램 @ju_condition
조회수랑 구독자 수는 2026년 7월 25일에 확인했어요. 대사는 영상 자막에서, 댓글은 댓글창에서 그대로 긁어왔습니다(맞춤법도 원문 그대로).
성인 비선출 자료가 없다는 말 진짜 공감돼요
선수 출신한테는 못하던 시절 영상이 없다 ← 이 문장이 핵심이네요
저도 이 부분에서 아 하고 무릎 쳤어요
자기 영상 보고 자기가 욕하는 거 ㅋㅋㅋ 근데 그게 제일 도움 되는 컨텐츠임
스물여덟에 처음 물에 들어간 사람이 겪는 실패 ← 제 얘긴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