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트래커를 만들어 보려는 분이라면 예쁜 템플릿을 찾기 전에 종이로 할지 노션으로 할지부터 정하시는 게 순서입니다. 만들어 놓고 일주일 만에 빈칸만 쌓이는 건 아닐까, 노션은 처음이라 속성이니 보기니 하는 말부터 낯선데 따라갈 수 있을까 싶으실 텐데요, 저는 노션 데이터베이스 소개와 속성 도움말, 보기·필터·정렬 도움말, 수식 문법 도움말을 열어 체크박스와 날짜 속성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하나씩 맞춰 봤습니다. 종이로 그리는 순서, 노션으로 만드는 순서, 중간에 끊기는 이유와 대처, 한 달 뒤 기록 보는 법까지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습관 트래커는 한쪽 축에 습관, 다른 축에 날짜를 놓고 실행한 날을 칸에 남기는 표입니다. 필요한 것은 추적할 습관 목록, 날짜, 했는지 안 했는지 표시하는 칸 세 가지이고, 이 셋이 있으면 어떤 도구로 만들어도 트래커입니다. 종이에는 10분이면 그리고, 노션에는 체크박스와 날짜 속성 두 개면 뼈대가 섭니다.
처음에는 습관을 적게 시작하는 쪽이 오래 갑니다. 칸이 많아질수록 비는 칸도 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종이와 노션 중 어느 쪽이 나에게 맞는지 먼저 비교해 보겠습니다.
비교 | 종이 | 노션 |
|---|---|---|
필요한 것 | 펜, 자, 노트 | 노션 계정 |
걸리는 시간 | 10분 안팎 | 10~20분 안팎 |
좋은 점 | 눈에 늘 보이는 곳에 둘 수 있음 | 달력과 표 보기를 오가고 자동 계산이 됨 |
아쉬운 점 | 합계를 직접 세야 함 | 앱을 열어야 보여서 잊기 쉬움 |
맞는 사람 | 책상이나 벽에 붙여 둘 사람 | 스마트폰과 PC로 기록할 사람 |
표시하는 순간 손이 덜 가는 쪽이 오래 쓰입니다. 하루 대부분을 책상에서 보낸다면 종이, 밖에서 움직이는 일이 많다면 노션입니다.
종이부터 그려 보겠습니다.
습관을 적게 고릅니다. '운동하기'보다 '스쿼트 10개'처럼 했는지 아닌지가 바로 갈리는 행동이 좋습니다.
가로에 날짜를 적습니다. 한 달이면 1부터 28~31까지, 일주일이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칸입니다.
세로 맨 왼쪽 열에 습관 이름을 한 줄에 하나씩 적고, 칸은 손가락으로 짚을 만큼 크게 그립니다.
한 날은 색칠하거나 체크하고 안 한 날은 비워 둡니다. 비운 칸을 지우거나 나중에 채워 넣지 않아야 기록이 정직하게 남습니다.
아래는 모양을 보여 드리려고 임의로 채운 예시입니다. 실제 기록이 아니니 상황에 맞게 바꿔 쓰세요.
습관 | 1일 | 2일 | 3일 | 4일 | 5일 | 6일 | 7일 | 한 주 합계 |
|---|---|---|---|---|---|---|---|---|
물 2리터 | O | O | O | O | O | O | 6 | |
스쿼트 | O | O | O | O | 4 | |||
취침 전 독서 | O | O | O | O | 4 |
오른쪽에 합계 열을 두면 일주일이 끝났을 때 어느 습관이 약한지 한눈에 보입니다.
종이보다 스마트폰이 편하다면 노션 쪽 순서를 보시면 됩니다.
노션 공식 도움말에 따르면 데이터베이스는 처음에 표 보기로 시작하고 보기는 원하는 만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체크박스 속성은 조건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표시하고, 날짜 속성은 날짜 하나나 기간을 저장합니다. 이 두 속성이 습관 트래커의 뼈대입니다.
새 데이터베이스 페이지를 만들고 '습관 기록'처럼 이름을 붙입니다.
날짜 속성을 추가합니다. 하루에 한 줄씩 쌓는 방식이면 줄 하나가 하루입니다.
습관마다 체크박스 속성을 추가하고 이름을 '물', '스쿼트', '독서'처럼 습관 이름으로 정합니다.
데이터베이스 이름 옆의 + 를 눌러 새 보기를 만들고 보기 종류에서 달력을 고릅니다. 달력은 날짜 속성을 기준으로 표시됩니다.
하루에 몇 개를 했는지 세고 싶다면 수식 속성을 추가해 계산합니다. 노션 버전에 따라 수식 입력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막히면 수식 문법 도움말을 보세요.
이 과정은 필수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날짜 하나와 체크박스 하나만 만들어 표 보기에서 써 보고, 익숙해지면 달력 보기와 수식을 더하셔도 됩니다. 템플릿을 받아 쓰는 방법도 있지만, 직접 만들어 보면 칸이 왜 있는지 알게 되어 나중에 고치기 쉽습니다.
습관을 너무 많이 넣으면 며칠 만에 빈칸이 쌓입니다. 줄여서 시작하고 자리가 잡힌 뒤 하나씩 더하세요.
기준이 모호하면 했는지 판단이 안 됩니다. '열심히 공부하기'를 '문제집 2쪽'처럼 숫자로 바꿉니다.
하루 빠지면 전부 끝났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국 연구진(Lally 등)의 연구를 소개한 논문에 따르면 행동이 자동으로 나오는 수준까지 평균 66일이 걸렸고, 가끔 한 번 빠뜨려도 습관 형성이 크게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하루 빠졌다면 다음 날 이어가면 됩니다. 다만 이 수치는 참가자들의 평균이므로 내게 66일이 정확히 맞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트래커를 안 보게 되는 경우에는 종이는 책상이나 냉장고 앞, 노션은 바로 열리는 곳에 두세요. 기록할 자리가 습관을 실행하는 자리와 붙어 있을 때 제일 잘 이어집니다.
기록 자체가 부담이라면 하루 합계 같은 계산 속성을 빼고 체크만 남깁니다. 기록이 습관보다 커지면 오래 못 갑니다.
막히는 이유는 대개 둘 중 하나입니다. 습관의 크기가 과하거나 기록 절차가 과합니다.
한 달을 채웠다면 습관마다 칸이 얼마나 찼는지 비율을 봅니다. 잘 이어진 습관은 그대로 두고, 자꾸 비는 습관은 두 가지 중 하나를 바꿉니다. 하는 시간대를 옮기거나 목표를 더 작게 줄이는 것입니다. 다음 달 표에는 잘 굴러가는 습관 곁에 새 습관을 딱 하나만 붙이세요.
Q. 하루 빠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가끔 하루 거르는 정도는 습관이 만들어지는 데 큰 해가 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빈칸으로 두고 다음 날 이어가세요.
Q. 종이와 노션을 같이 써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단 같은 습관을 두 군데에 옮겨 적기 시작하면 귀찮아져서 중간에 멈추는 일이 잦습니다. 습관마다 적는 곳은 하나로 정하세요.
Q. 일주일 단위와 한 달 단위 중 어느 쪽으로 시작하나요?
A. 시작 단계에서는 일주일 단위가 부담이 적고, 자리가 잡히면 한 달 단위로 넓혀 흐름을 보면 됩니다.
습관 트래커는 화려한 표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습관 하나를 했는지 안 했는지 가장 덜 번거롭게 남기는 장치입니다. 종이든 노션이든 칸 세 가지만 있으면 되고, 끊기는 이유는 대부분 도구보다 설계에 있습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가장 하고 싶은 습관 하나만 골라 종이에 한 주 칸을 그려 보세요. 10분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