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알바 하던 날에 커피 한 잔 만드는 데 6분이 걸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는데 그땐 손이 안 움직였습니다.
뒤에 줄이 다섯 명쯤 서 있었고 저는 등 뒤가 뜨거워서 울기 직전이었어요. 그때 맨 앞에 계시던 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천천히 하세요. 저 안 급해요."
그 말이 왜 그렇게 크게 들렸는지 모르겠어요. 그 뒤로 손이 좀 풀렸고 그날 남은 시간은 그럭저럭 넘겼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안 급했을 리가 없어요. 아침 8시였거든요 ㅋㅋ 다들 출근길이었죠.
그날 이후로 제가 어디 가서 줄 서 있을 때 앞사람이 버벅거리면 아무 말도 안 하려고 노력합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어려워요. 한숨 한 번 쉬는 게 사실 제일 쉬운 거라서요.
한숨은 소리가 안 나는데도 들립니다. 그거 받아본 사람은 압니다 ㅠㅠ
비슷한 얘기를 모아보면 대부분 말이 짧더라고요.
천천히 하세요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아 그거 원래 헷갈려요
이게 다예요. 위로하려고 길게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한 줄. 오히려 길게 말하면 상대가 더 미안해집니다.
그리고 제일 좋았던 건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기다려준 경우였어요. 폰도 안 보고 시계도 안 보고 그냥 서 계시던 분. 그게 제일 편했습니다.
그날 그분 얼굴은 기억이 안 나는데 그 문장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사람은 문장을 기억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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