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방송이 아니라 괴담 3편(1부)과 영화 '빅쇼트' 인물 해설(2부)로 이루어진 새벽 라이브. 7월 폭락장 한복판에서 "모두가 안 빠진다고 믿는 자산이 무너지는" 이야기를 다시 꺼낸 회차
마이클 버리가 모기지 CDS를 만들어달라고 직접 요청해 탄생시킨 과정과, 베팅이 맞고도 3년간 손실을 버텨야 했던 배경을 업계 출신 시각으로 풀어낸다
새벽 12시 20분, 예고 없이 켜진 라이브. rADIO 시리즈의 첫 편이자 알상무 채널에서 가장 이질적이고 가장 사랑스러운 영상입니다. 시작이 이렇습니다.
"밤에 일하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무서워요. 이 건물에 밤에 저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이 무서움을 나눠 보자 생각이 들어서."
"사실 저는 주식 시장 얘기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해 봐야 속만 상하고, 시장을 맞춰도 돈을 못 버는데. 그래서 점점 딴 얘기 하는 채널로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겁 많은 분과 미성년자는 보지 말라는 경고까지 붙였습니다.
가로등 아래 여자. 장마철, 창밖 골목 가로등 밑에 흠뻑 젖은 여자가 서 있다. 다음 날은 조금 더 앞에, 그다음 날은 더 앞에. 마지막 날 커튼을 열었더니 없다. 안심하는 순간, 뒤에서 물이 툭툭 떨어지는 소리. 일본 요괴 아메온나(雨女)의 현대적 변형이라는 해설까지 붙습니다.
젖은 발자국. 혼자 사는 사람이 폭우에 젖어 귀가한다. 발자국이 두 갈래인데, 내 것은 현관에서 시작하고 다른 하나는 욕실에서 침대로 이어져 있다. 자다가 볼에 물이 떨어져 위를 보니 천장에.
마중 나온 엄마. 늦게까지 공부하고 오는 길, 어둡고 비도 오는데 엄마가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왔다. 말없이 엘리베이터에 같이 탔는데 뭔가 계속 중얼거린다. 옆을 보니, "네 엄마가 네 엄마 좋아하니."
"이거 고등학교 때 듣고 저희 어머니한테 절대 마중 나오지 말라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고는 스스로 평가합니다. "앞의 얘기는 별로 안 무섭네요. 어른이 되면 무서운 얘기가 안 무서운데, 더 무서운 것들이 있으니까." 그 더 무서운 게 2부입니다.
"이때쯤 되면 꼭 봐야 되는 얘기가 있습니다. 지금이 나이스 타이밍이야."
마이클 루이스의 논픽션이 원작인 10년 된 영화. 다들 봤지만 "뭐가 잘못돼서 터졌는지는 알겠는데, 각각의 주체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했는지는 잘 이해 못 하더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이 영상은 줄거리 요약이 아닙니다. 네 명의 주요 인물이 직업적으로 정확히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각자가 금융위기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업계 출신의 눈으로 뜯어봅니다. "번역도 다 잘못됐어요."
원래 의사였는데 블로그에 쓴 투자 의견이 잘 맞아 전주에게 연락이 왔고, 그 돈을 운용하는 매니저가 됐다. 헤지펀드지만 실질은 패밀리 오피스에 가까운 형태.
트레이더가 아니라 리서치로 저평가를 발굴하는 가치투자자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가 발견한 것은 단순했습니다. MBS의 기초자산인 모기지 연체율이 30~40%로 치솟는데 정작 채권 가격은 안 떨어진다는 것.
그래서 골드만삭스 구조화(스트럭처링) 팀을 찾아가 이렇게 말합니다. "주택 시장이 무너지면 내가 돈을 버는 파생상품을 만들어 줘요."
"그전까지 글로벌 IB들은 주택 시장이 빠지는 데 베팅하는 파생상품을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사실상 마이클 버리가 모기지 CDS를 탄생시킨 사람인 거죠. 만들어 달라고 했으니까."
영화 속 그 미팅 장면에서 구조화 팀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도 설명합니다. 절대 안 빠질 시장이 빠지는 데 걸겠다며 제 발로 보험료를 내러 온 사람이니까. (앉은 자리로 누가 시니어 실무자인지 읽는 법까지 알려 줍니다)
결국 여러 IB를 돌며 13억 달러 규모의 CDS 계약을 맺었는데, 연간 프리미엄만 9천만 달러. 펀드 규모를 감안하면 몇 년만 버텨도 원금이 사라지는 구조였습니다.
전주가 환매를 요구하자 마이클 버리는 펀드를 동결해 버립니다. 여기서 뉴스에 종종 나오는 "펀드 환매 중단"이 무슨 뜻인지도 짚어 줍니다. 운용자는 투자자를 공평하게 대우할 의무가 있어서, 한 명이 빼가면 남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고 판단하면 막을 수 있다는 것.
"정당한 권리긴 해요. 근데 그렇게 하면 다시는 돈을 못 받습니다. 맡긴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찾고 싶을 때 못 찾는다는 얘기니까."
결말은 아는 대로입니다. 4억 달러 넘는 수익, 그리고 마지막 이메일의 그 한마디. "You're welcome."
하지만 알상무가 강조하는 건 그 뒤입니다. 베팅이 맞았는데도 3년 동안 모기지 가격은 오히려 올랐고, 그 3년 내내 손실이었고, 투자자들에게 고소당하고 욕을 먹었다는 것. 영화에서 드럼을 치고 바닥에 누워 있던 그 장면들.
"마이클 버리도 나중에 후회합니다. 숏을 너무 빨리 친 것 같다고."
자레드 베넷. 흔히 자막에서 '은행원'으로 옮기는데 틀렸다는 지적. 실제로는 세일즈맨입니다.
이어서 마크 바움과 벤 리커트까지, 네 인물이 각자 어떤 자리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이었는지 차례로 설명이 이어집니다. 업계에 있던 사람이 아니면 짚어 줄 수 없는 대목들이라, 빅쇼트를 봤든 안 봤든 이 영상 하나로 영화가 다시 보입니다.
말은 안 하지만 답은 명확합니다. 모두가 안 빠진다고 믿는 자산이 있고, 데이터는 이미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고, 먼저 알아챈 사람은 3년을 손실로 버텨야 한다는 이야기. 7월 폭락장 한복판에서 이 영화를 꺼낸 이유입니다.
"스트리머처럼 소통은 아니고요, 그냥 조용히 들으시면 됩니다. 너무 열심히 들으시면 못 주무실 수도 있는데."
영상 길이 69분 48초 · 2026년 7월 15일 업로드 (7월 15일 새벽 라이브)
주식 채널에서 괴담 듣게 될 줄은 몰랐음 ㅋㅋㅋ
가로등 밑 여자 얘기 듣고 그날 밤에 화장실 못 갔어요 ㅠㅠ
딴 얘기 하는 채널로 바꾸겠다는 말이 진심 같아서 좀 슬펐어요
저도 그 대목에서 잠깐 멈췄어요
빅쇼트가 더 무섭다는 말 인정합니다 그건 실화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