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지지율과 주가 상승률은 거의 같이 갈 거라고.
그리고 사흘 뒤 방송에서 정반대를 말했다. 트럼프 지지율이 오르니까 주식이 빠지고 있다고.
이 집은 호떡도 아니고, 하고 옆에서 놀렸다.
그가 먼저 한 말이 이거였다.
나는 맞았는데 정치가 틀렸다고. 폴리틱스 이즈 롱이라고.
그러고는 자기가 뭘 예상 못 했는지를 하나씩 꺼냈다.
첫째는 트럼프가 대만을 걸고 넘어질 줄 몰랐다는 것이다. 군대도 없는 대만이 왜 방위비를 안 내느냐고 했다.
이 말은 정치인이라면 아무도 할 수 없는 말이라고 그는 짚었다.
그 한마디에 TSMC가 밀렸다.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보조금을 준다던 것도 뒤집는다는 얘기가 나왔다.
둘째는 부통령 후보였다.
서른아홉 살이고 러스트벨트 노동자 계급에서 자라 로스쿨을 나오고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자기 성장 과정을 소설처럼 써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보기에는 자기들을 대변해 주는 사람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이 사람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큰 빅테크에 적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너희를 지원해 줬더니 우리 육체노동자의 삶이 더 열악해졌다는 쪽으로.
사실 맞는 측면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문제는 대통령 후보도 그렇고 부통령 후보도 그러면 진짜 규제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갈 줄은 몰랐어요. 그가 그렇게 말했다.
셋째는 금리였다. 아직 대통령도 아닌데 파월에게 금리를 내리면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러면서 60퍼센트 관세를 때리겠다고 한다.
60퍼센트를 붙이면 그 가격 그대로 들어와서 그 가격에 소비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수가 없다고.
트럼프는 정책 조합이 엉망진창이라고 그는 정리했다. 그냥 하는 거라고.
불만이 많은 사람이 지지자에 많으니까, 그 모든 불만을 조각조각 받아들여서 공개적으로 말해 주는 것뿐이라고. 그러니까 정책이 뭔지 알 수가 없고 변동성만 확 높아진다고.
그런데 그가 제일 못 맞힌 건 다른 쪽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주가가 이렇게 빠질 때 집권당이 달래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주식이 올라야 재선 확률이 높아지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민주당이 맞불을 놓았다는 것이다. 중국과 거래하는 반도체 기업들이 다 제재당할 수 있다는 식으로 던져서 오히려 더 빠지게 만들었다고.
봐라, 트럼프가 이런 사람이다. 주식 하는 사람들아, 기업가들아, 저 사람이 대통령 되게 놔둘 거냐.
그런 경고를 주가로 하고 있다는 게 그의 해석이었다.
살짝 밀어서 더 내려가게 하는 거라고. 빠지는 걸 내버려 두면서 손가락질하느라고.
정치인들은 너무 똑똑해서 당해 내기가 힘들다고 그는 말했다.
나도 이제 워싱턴 놈들을 왜 미워하는지 알겠어. 그가 그렇게 덧붙였다. 월스트리트 애들이 이럴 줄은 몰랐지, 하고.
썸네일 제목을 이럴 줄은 몰랐다로 하자는 말이 그때 나왔다.
여기서 바이든 이야기가 나왔다.
그 주말에 바이든이 코로나에 걸렸다고 발표하고 격리에 들어갔다.
굳이 코로나라고 말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그는 물었다.
지금 코로나로 격리할 것도 아니고, 그냥 몸이 안 좋다고 하거나 감기라고 하면 되는데. 그런데 코로나라고 하면 사람들이 경각심을 갖는다고.
물러날 핑계 아니냐는 말에 그는 이렇게 고쳤다.
핑계가 아니고 명분이라고.
바이든이 정신적 타격이 좀 컸을 거라고 그는 말했다. 다들 물러나라고 하니까. 그리고 좀 고생한 분이잖아요, 하고 덧붙였다.
여기까지 온 마당에 안 바꾸면 더 이상해진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오바마도 낸시 펠로시도 힘들다는 말을 내놓은 참이었다.
그리고 그날의 예측이 나왔다.
해리스로 바꾸는 거냐는 물음에 그는 아니라고 답했다.
그건 누구나 예상하는 거라고. 지난 4년을 같이 해서 이 지경이 됐는데 그 사람으로 되겠냐고.
그러고는 미셸 오바마를 꺼냈다.
해리스는 간당간당하다고 했다. 3퍼센트쯤 앞서는데 인기가 없다고.
미셸 오바마의 조건을 그는 하나씩 세었다. 여성이고, 흑인이고, 엘리트이고, 흑인 노동자 계급 출신이다. 나무랄 데가 없다고. 그리고 남편이 오바마라고.
나이도 예순이라 트럼프나 바이든과 반세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미셸 오바마는 안 나온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말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남편이 대통령일 때 스트레스받는 걸 굉장히 싫어한 사람이라고. 그건 맞다고.
그런데 오바마가 대통령일 때 하고 싶은 게 많았다는 게 그의 포인트였다. 의료를 좀 세게 손보고 싶었는데 반대가 심해서 다 못 했다고.
미셸이 되면 할 수 있다고.
희망 사항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정색했다.
희망 사항은 나도 얘기할 수 있어요. 우리는 가능성을 원하잖아요.
전 미셸 오바마가 나올 걸로 예상합니다. 그가 그렇게 말했다.
이유는 구도였다. 트럼프와 미셸 오바마가 토론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고. 트럼프가 빈정거리면 엄청나게 욕을 먹을 거라고. 저쪽은 그레이스한 하버드 출신이니까.
미국은 흑인 대통령은 오케이인데 여성 대통령은 안 되는 나라라고 그는 말했다. 생각보다 마초적인 국가라고.
그런데 이번에 한번 깨 보자는 흐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어차피 트럼프도 되는데 누구는 못 하겠냐고.
그리고 이렇게 정리했다.
미셸 오바마를 찍는 게 아니라고. 정치적 안정을 선택하는 거라고.
그러면 시장은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미셸 오바마가 나와서 지지율이 뒤집히고 민주당이 앞서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연준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거라고.
트럼프가 가고 자기들이 살아남으려면 거국적으로 주식을 밀어 줄 거라고. 이왕 하는 거 확실히 해서 아무도 숏을 못 치게 만들 거라고.
약을 너무 거국적으로 파는 거 아닙니까, 하고 옆에서 말했다.
거의 우주적 관점에서 약을 파네, 하고.
우리 방송은 약을 팔아도 이 정도는 판다고. 소소하게 종목으로 안 팔고 전 세계 단위로 판다고.
그해 민주당 후보는 해리스가 됐다. 미셸 오바마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11월에 트럼프가 이겼다.
그러니까 이 회차는 예측이 거의 다 빗나간 편이다.
그런데 다시 들어 보면 그날 그가 제일 많이 한 말은 예측이 아니었다.
이럴 줄은 몰랐다는 것.
여기까지 갈 줄은 몰랐다는 것.
정치인들은 너무 똑똑해서 당해 내기가 힘들다는 것.
사흘 전에 자기가 한 말과 반대되는 얘기를 하면서 그는 그 사흘 사이에 무엇을 잘못 봤는지를 하나씩 짚었다. 주식 방송에서 그걸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틀린 예측보다 그 목록이 더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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