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실적이 나왔는데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그런데 그날부터 빠졌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엔비디아도 같이 빠졌다.
이유는 한 문장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구글 최고경영자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과소투자의 위험이 과잉투자의 위험보다 크다고.
사람들이 듣자마자 알았다고 그는 말했다.
뭐야, 그럼 지금 과잉투자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구글이 과잉투자면 마이크로소프트도 과잉투자일 것이고 아마존도 그럴 것이다. 그러면 엔비디아 칩을 지금 과하게 사고 있다는 뜻이 된다.
숫자를 그는 이렇게 붙였다. 알파벳이 그해 480억 달러를 넣는데, 그해 순익 예상치가 700억에서 800억 달러쯤이다.
자기가 버는 돈의 절반이 넘는 액수를 데이터센터에 붓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왜 짓느냐고 묻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안 지으면 그 수익이 그대로 남는데.
그러니까 모두가 죽으러 가는 수밖에 없는 사업이 된 건가, 하는 의문이 시작된 거라고.
여기서 그가 한 말이 좋았다.
모든 산업에 한 번씩 이런 국면이 온다고. 승자가 다 먹는데 누가 승자일지 모를 때는 다 같이 뛰어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마라톤 볼 때 수백 명이 같이 뛰잖아요, 하고 그는 말했다.
닷컴 때도 그랬고 바이오 때도 그랬고 2차전지도 그랬다고. 체를 치는 과정이라고.
그런데 이번엔 단위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시작하면 조 단위라고.
1등인 오픈AI가 50억 달러 손실이고 내년에는 더 날 것 같다고 그는 짚었다.
얘가 1등인데 손실이 나면 나머지는 어떡할 거냐고.
두 번째로 칩이 비싸다는 얘기를 했다.
엔비디아의 H100이 한때 6천만 원까지 갔다가 좀 내렸다고 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를 만들려면 그걸 수만 개씩 넣어야 하고, 제대로 된 한 세트는 40억짜리도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기료도 장난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AI를 하던 업체의 월 전기료가 10억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지금은 없어진 회사지만.
그러고 짐 켈러라는 사람을 가져왔다. AMD 칩 설계로 유명한 사람이고 반도체의 전설로 불린다고 했다.
그 사람이 만든 회사가 엔비디아 걸 안 쓰는 칩을 내놨다.
성능은 엔비디아가 네 배쯤 좋다고 했다. 그런데 가격이 3만 2천 달러 대 1400달러다. 스무 배 넘게 차이가 난다.
우리가 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서 오픈AI를 할 건 아니잖아요. 그가 그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 정도 쓰면 된다고.
그동안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걸 샀던 사람들이 저것도 한번 써 볼까 하기 시작하면 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지금 굉장히 수세에 몰렸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 주주들 많아요,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하는 소리가 옆에서 나왔다.
세 번째가 제일 흥미로웠다.
목표는 범용 인공지능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바둑만 두는 게 아니라 인간 같은 지능체를 만드는 것.
그런데 학습할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2026년이면 웹의 디지털화된 데이터를 이미 다 학습해 버릴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게 끝인가요, 하고 그가 물었다.
그런데 뭘 배운 거냐고. 자율주행도 아직 못 하고, 할 줄 아는 게 그림 그려 주는 것과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동영상 편집도 못 한다고.
테드 창의 말을 그는 여기서 가져왔다.
AI가 흐릿한 JPEG 파일 같은 거라는 이야기다. 압축하고 또 압축하면 본질이 조금씩 사라지고 흐릿해진다는 것.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여기서 그가 진짜 하려던 말이 나왔다.
우리가 글로 쓰고 영상으로 찍고 노래로 만든, 그러니까 디지털화된 데이터는 사실 인간의 데이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가 지금 말한 걸 스크립트로 옮길 수는 있지만, 하고 그는 예를 들었다.
이 형이 나한테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눈으로는 이 새끼 뭐야 하는 거. 그런 게 웹상에 없다고.
그래서 진짜 인간의 날것 데이터를 원하는 거라고 그는 말했다.
애플과 오픈AI가 서로 돈을 주고받지 않고 붙은 게 그 이유라고 했다. 인간과 직접 부딪히는 업체가 가진 데이터가 갑자기 중요해진 것이다.
여기서 그가 잠깐 옆으로 샜다.
대화 중에 강아지 얘기를 했더니 컴퓨터에 사료 광고가 뜨더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자기가 겪은 건 그게 아니라고 했다. 카톡으로 친 것도 아니고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어떤 브랜드를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는데 그 광고가 떴다는 것이다.
구글이 알고 있는 게 뭐냐면, 내가 뇌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까지 알고 광고를 띄워 준다는 거예요. 그가 그렇게 말했다.
지금 보고 계신 분들도 한번 해 보시라고. 브랜드를 하나 생각하고 이따 컴퓨터를 켜 보시라고. 뜨면 댓글로 달아 달라고.
하나 둘 셋, 숟가락이 구부러집니다. 그가 그렇게 마무리했다.
그러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되면 큰 언어 모델이 잘 나갈수록 엔비디아가 좋았던 구도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새로운 모델이나 새로운 종류의 데이터가 중요해지면, 이번 변화에서도 엔비디아가 승자라는 법은 없다고.
그리고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했다.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고 그는 말했다.
인간 아기는 불을 만지지 말라고 가르쳐 주지 않아도 불에 잘 안 간다는 것이다. 물에도 잘 안 뛰어든다고.
그런데 인공지능은 다 가르쳐 줘야 한다고. 저게 부리다부터 가르쳐야 하는데 데이터가 너무 많이 들어가고 전기도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AI 만들어서 어쩌려고, 너무 비효율적인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 점점 든다고 그는 말했다.
게다가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 그대로 만들었으니 잘 만들어 봐야 인간이라고.
여기서 그의 지론이 나왔다.
자기는 굉장히 높은 확률로 인간도 누군가 만든 AI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엔비디아가 H100을 만들듯이 누군가 휴먼을 만든 거네요, 하고 옆에서 받았다.
몸은 그걸 돌리기 위한 배터리인 거라고 그는 말했다. 알아서 번식도 하고, 조합도 계속 새로 생기고, 가끔 셧다운도 하고 인구 조절도 한다고.
그러고는 게임 이야기를 했다.
로그아웃 할 줄 아는 사람이 주인공이라고. 매트릭스에서 전화를 받고 나가는 사람이 있듯이.
게임에서는 주인공 시야 밖이 안 움직인다고 했다. 메모리를 아끼려고 그런다고. 주인공이 다가와서 시야에 들어오면 그때부터 움직인다고.
우리는 계속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근거리 안에 주인공이 들어와서 움직이고 있는 걸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왜 빛의 속도가 일정한지도 그렇게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컴퓨팅 속도가 일정하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그의 결론은 이랬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이것에 비하면 인간이 만든 저건 아직 멀었으니까, 굳이 왜 만드느냐고. 어차피 사람 시키면 되지 않느냐고.
저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 바에 휴먼을 더 늘리는 게 낫다고 그는 말했다.
오히려 인간의 뇌 능력을 늘리는 쪽이 낫다고. 뇌세포를 배양해서 무한정 연결하면 성능이 장난 아닐 거라고. 인간이 선험적으로 학습률을 갖고 있다면 이쪽도 갖고 있을 테니까.
인간 뇌로 하면 좀 그러니 고릴라 뇌로 하자는 농담까지 나왔다.
그러면 엔비디아는 망하고 바이오 쪽이 뜨는 거 아니냐고 그는 말했다.
그거 너무 먼 얘기잖아요, 하는 대꾸가 곧바로 붙었다.
마지막은 짧았다.
엔비디아 주봉을 띄우고 이동평균선과의 간격을 보여 줬다. 너무 벌어져 있었다.
그러고 이 말을 했다.
예전에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주가가 너무 올라가는 것 같다고 한 번 얘기했다가 개쌍욕을 먹었다고. 실제로 주가가 떨어졌는데도 아직까지 욕을 먹고 있다고.
내가 한 얘기가 아니라 나는 정리한 거라니까요. 그가 그렇게 말했다.
다행인 건 이번엔 자기만 하는 얘기가 아니라는 거라고 했다. 이번 주 내내 모두가 그 얘기만 하고 있다고.
100달러 근처까지, 10퍼센트 정도는 빠질 수 있다고 그는 봤다.
근데 엔비디아 강해요. 그러고 곧바로 덧붙였다.
실적 추정치가 저렇게 나오면 숏은 죽는다고. 그러니 숏을 치고 싶으면 실적 발표 전에 치고, 발표 전에는 반드시 거둬들이라고.
한 시간 동안 인간이 누군가 만든 AI일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갔다가, 결론은 실적 발표 날짜를 확인하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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