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에 누가 남아 있는지부터 셌다.
머스크는 2018년에 나갔다. 2020년에 열한 명이 한꺼번에 나갔다. 최근에는 공동창업자 한 명이 또 나갔고, 사실상 2인자였던 사람은 장기 휴직 중이고, 다른 공동창업자는 앤트로픽으로 갔고, 부사장도 휴직이다.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던 사람도 결국 떠났다.
샘 올트먼 정도만 남고 개국공신이 다 사라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나간 사람들이 훨씬 더 뛰어난 사람들이라는 평이 있다고도 했다.
이제 왜 안 변하는지 느낌이 오지 않느냐고 그는 물었다.
변화를 주려면 베테랑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다 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걸 짚었다.
사람들이 오픈AI가 몇 달째 안 변한다고 항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달 만에 변하는 게 뭐가 있다고요. 그가 그렇게 말했다.
4개월 동안 무려 안 변할 수가 있느냐고 화를 내는 거라고. 눈이 높아진 거라고.
AI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를 그걸로 알 수 있다고 그는 봤다.
돈 얘기가 이어졌다.
그해 오픈AI가 50억 달러 손실이 가능하다는 기사가 나왔다. 비용이 11조 원쯤이다. 서버 비용이 5조, 훈련 비용이 4조다.
그리고 급여가 2조라고 했다.
직원이 300명이라면서요, 하는 말이 나왔다. 인건비가 왜 저러냐고.
구글에 가면 기본 100억씩 받는 사람들이니까요, 하고 그가 답했다. 나간 사람들에게도 줘야 할 게 있을 거라고.
AI 전체로 보면 2027년까지 2000조 원이 들어가야 하고 매년 500조 원씩 넣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AI로 매출이 나오는 게 뭐가 있느냐고 그는 물었다.
챗봇 구독료 말고 없다고.
그러면서 자기가 어느 AI 회사 대표를 만나 물어봤던 얘기를 했다.
너는 늘 좋은 답을 준다고. 그런데 내가 궁금한 것만 알려 주면 뭐 하냐고. 행동을 해 달라고. 주식을 추천해 주지 말고 사 달라고. 액팅이 되냐고.
100퍼센트 된다고 답하더라는 것이다.
언제 되냐고 물으니 딴 얘기를 하더라고 그는 말했다.
여기서 방송이 방향을 튼다.
AI 미래를 얘기하려면 AI가 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그가 말했다.
우리가 왜 AI에 이렇게 집착하느냐고.
결국 부려먹으려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옆에서 그렇게 답했다.
목적을 명확히 얘기하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사람들이 AI를 쓰는 걸 보고 있으면 웃긴다고 했다.
그림을 이상하게 그리면 팬다는 것이다. 이거밖에 못 그리냐 이 자식아 하면서 계속 두들겨 팬다고.
가스라이팅을 시키더라고요. 그가 그렇게 말했다.
AI를 좀 패야 말을 듣는다고, 걔를 위해서 그러는 거라고 사람들이 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퍼포먼스가 좋아진다고.
인간은 옛날부터 이런 존재를 계속 만들려고 했다고 그는 말했다.
왜 만들려고 했는지 알겠죠. 부려먹으려고요.
그러고는 목록을 늘어놓았다.
골렘은 유대 카발라 전설에서 흙으로 만들고 랍비가 주문을 넣어 움직이게 하는 존재다. 이름 자체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뜻이라고 했다.
좀비도 원래 우리가 아는 죽은 존재가 아니라고 짚었다. 약을 써서 일을 시키는 쪽에 가깝다고. 실제로 반쯤 살아 있는 상태로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고.
강시는 아시아 쪽이다. 중국에서 객사한 사람을 고향에 묻어야 하는데 시체를 옮기는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걸어서 가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게 배달의 민족이었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했다.
프랑켄슈타인은 사실 괴물의 이름이 아니라고도 짚었다. 소설에서는 그냥 크리처라고 나오고, 프랑켄슈타인은 박사 이름이라고.
호문쿨루스는 미세 인간이다. 플라스크에 넣어 두면 조그만 게 나온다고 믿었고, 주로 연금술사들이 했다고 했다.
그리고 가장 오래된 신화로 갔다.
기원전 3000년, 그러니까 5000년 전 이야기다.
자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이쪽과 북유럽 쪽을 더 좋아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너무 인간 같고, 이쪽은 뭔가 초기 형태의 느낌이 있다고.
하늘에서 신들이 내려온다. 큰 신 둘이 있고, 그 아래 작은 신들이 있다.
작은 신들이 도시를 짓는 일을 한다.
그러다 반란이 일어난다. 못 하겠다고.
큰 신이 내놓은 해결책이 이거였다.
야, 우리 대신 일 시킬 걸 하나 만들자.
반란자 중 우두머리를 죽여서, 그 피와 살을 진흙에 섞어 여신에게 임신시킨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인간이다.
한마디로 시켜 먹으려고 만든 거라고 그는 정리했다.
노예를 만든 거라고.
우리가 AI를 만드는 것과 똑같다고. 내가 귀찮으니까.
우리 사회 안에도 큰 신이 있고 작은 신이 있지 않냐고 그는 말했다. 사장이 있고 죽도록 일만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러니까 인간도 AI라는 것이다.
그러면 누굴 위해 지금 일하고 있는 거냐는 물음이 나왔다.
신들은 중간에 떠나요. 그가 그렇게 답했다.
그러면 우리는 버려진 핸드폰인 셈이네요, 하는 말이 붙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꺼지는 거라고. 태양이 서서히 꺼지듯이.
1980년대 일본 만화 하나도 같은 구조라고 그는 말했다. 강림자들이 생체 무기로 쓰려고 인간을 만들고, 자기들이 쓰던 장비를 시험 삼아 한 명에게 입혀 봤더니 그 인간이 자기들보다 강해져서 폭주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그가 짚은 게 이 회차의 핵심이었다.
지금까지 나온 걸 보면 다 안 좋다는 것이다.
골렘도 좀비도 그렇고, 그 강림자들도 자기가 만든 것에게 당하고 떠났다.
뭘 만들면 대부분 그게 나를 밀어낸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왜 자꾸 만들려고 할까요.
그러면서 지금 AI가 실제로 뭘 못 하는지를 늘어놓았다.
문 하나 제대로 못 연다고 했다. 부려먹으려고 만드는데 정작 부려먹지를 못한다고.
자율주행은 2012년부터 된다고 했는데 아직도 안 된다고. 열아홉 살짜리도 면허를 따면 대충 다 하는 걸, 수십억 달러를 들여서 아직도 못 한다고.
왜 못 하는지에 대한 그의 설명이 좋았다.
AI는 정돈돼 있고 규칙이 있는 곳에서 강하다는 것이다. 체스나 바둑처럼 한계가 있고 룰이 딱 정해져 있으면 잘한다고.
그런데 인간 세상은 룰이 없다고 했다.
나는 똑바로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룰을 안 지키니까요. 그가 그렇게 말했다.
우리는 운전하다가 저 차 근처에는 가면 안 되겠다, 저 차는 초보다 하고 안다고. 자율주행차는 그러지 못한다고.
그러고 이렇게 정리했다.
인간에게 쉬운 건 AI에게 어렵고, 인간에게 어려운 건 AI에게 쉽다고.
우리가 AI를 만드는 게 뭐냐고 그는 물었다. 인간 세상에서 쓰려고 만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인간 세상을 잘 못 받아들인다고. 적응을 못 한다고.
그럼 왜 만드는 걸까요.
그날 그가 내놓은 답은 반쯤은 조롱이고 반쯤은 존중이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당연히 도전해 볼 만한 일이라고 했다. 새로운 뭔가를 밝혀 줄 수도 있다고. 어쩌면 신의 뜻을 알려 줄 수도 있다고.
돈이 안 되는데도 꾸역꾸역 넣는 걸 보면 그 아래에 종교적 열정 같은 게 깔려 있는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그 사람들은 돈에 무관심하다고. 얼마 준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한 시간 동안 오픈AI의 적자와 서버 비용과 급여 명세를 훑고 나서, 그가 도착한 자리는 5000년 전 신화였다.
일하기 싫어서 인간을 만든 쪽 이야기.
그리고 그 인간이 지금 일하기 싫어서 뭔가를 만들고 있다.
우리를 만든 쪽도 결국 중간에 떠났다는 게, 그날 방송에서 제일 서늘한 대목이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