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 합격자 발표 나고 사흘쯤 뒤에 문자가 왔어요.
추가면접 대상이니까 며칠에 어디로 오라는 내용이었고요. 미흡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그래서 검색을 해봤죠. 미흡이라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그 뒤로 사흘을 날렸습니다. 필기 점수도 나쁘지 않았고 면접에서 크게 사고 친 기억도 없어서 더 안 받아들여졌어요.
3주 동안 조문도 찾아보고 남들 후기도 다 읽었는데요. 진작 알았으면 그 사흘은 안 날렸을 것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그것만 적어둘게요.
면접장은 조용했어요. 면접관 세 분이 앉아 계셨고 분위기도 험하지 않았고요.
첫 질문이 제 자기소개를 짚는 거였어요.
자기소개에 책임감이라는 말을 넣었는데, 그걸 보여준 경험을 말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준비한 게 있긴 했는데 말하다 보니 저도 좀 약하게 들렸어요. 면접관은 알겠다고만 하고 넘어가셨고요.
다음은 지원한 지역 얘기였어요. 현안 묻고, 시가 밀고 있는 정책 묻고, 개선할 점 묻고. 세 개를 따로 물어보시는데 제가 준비한 소재가 두 개뿐이었어요.
그래서 마지막에 앞에서 한 답을 또 꺼냈습니다. 말 나가고 나서 아차 싶었죠.
나머지는 무난했어요. 마지막에 수고하셨다는 말 듣고 나왔고, 나오면서 잘 봤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후기들을 읽어보니까 미흡 받은 사람들은 면접 중에 시그널을 받았다는 얘기가 많더라고요. "이게 맞아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요?", "목소리가 작아요" 같은 말들이요.
저는 그런 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더 안심했고, 문자 받고 더 놀랐습니다.
면접장 분위기로 결과를 점치지 마세요. 압박 심했는데 보통 받은 사람도 있고, 저처럼 편하게 끝났는데 통보받은 사람도 있어요.
문자 받은 날 제가 한 건 검색뿐이었어요.
그리고 그때 믿었던 것 두 개가 나중에 보니 틀렸습니다.
"재면접 통보면 미흡이다."
아니에요. 우수 등급 받은 사람도 대상에 들어갑니다. 조문에 그렇게 적혀 있어요. 뒤에서 다시 볼게요.
"우리 지역은 재면접 봐도 다 구제해준다."
이게 제일 위험했어요. 안심시키는 말이라 제일 널리 퍼져 있거든요.
근데 지역이랑 직렬에 따라 구제율이 절반 아래인 곳이 있어요. 이 말 믿고 준비 느슨하게 하면 3주를 그냥 보냅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부터 커뮤니티 후기 찾는 걸 그만뒀어요. 조문부터 열었습니다. 그게 맞았고요.
「공무원임용시험령」 제5조 제3항에 면접 평정요소가 네 개로 나와 있어요.
소통·공감
헌신·열정
창의·혁신
윤리·책임
면접위원이 이 네 개를 각각 상, 중, 하로 매깁니다. 기관이 필요하다고 보면 항목을 더 넣을 수 있어서 다섯 개인 데도 있어요.
미흡은 둘 중 하나일 때 나와요.
위원 과반수가 평정요소 중 2개 이상을 '하'로 준 경우
위원 과반수가 같은 평정요소 하나를 '하'로 준 경우
이거 읽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뭐였냐면요.
면접관 한 명한테 찍힌 걸로는 미흡이 안 나온다는 거였어요.
저는 그때까지 한 분이 저를 안 좋게 봤을까 봐 그 장면만 계속 돌려보고 있었거든요. 조건이 아예 성립을 안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위원이 세 분이었으니까 과반수는 두 명이죠. 몇 가지로 가정해서 세어봤어요.
미흡이 되는 경우
위원 | 소통·공감 | 헌신·열정 | 창의·혁신 | 윤리·책임 |
|---|---|---|---|---|
A | 중 | 중 | 하 | 중 |
B | 중 | 상 | 하 | 중 |
C | 상 | 상 | 중 | 상 |
'하'가 두 개뿐이에요. 근데 둘 다 창의·혁신에 몰려 있죠. 같은 항목에 '하'를 준 위원이 두 명, 과반수입니다. 미흡이에요.
'하'가 더 많은데 미흡이 아닌 경우
위원 | 소통·공감 | 헌신·열정 | 창의·혁신 | 윤리·책임 |
|---|---|---|---|---|
A | 하 | 중 | 중 | 중 |
B | 중 | 하 | 중 | 중 |
C | 중 | 중 | 하 | 중 |
'하'가 세 개예요. 앞 표보다 많은데 흩어져 있죠. 같은 항목에 몰린 것도 없고, 두 개 이상 '하'를 준 위원도 없어요. 보통입니다.
세어보고 정리된 게 하나 있어요. '하'가 몇 개냐가 아니라 어디에 뭉쳤냐가 등급을 가릅니다.
제 경우로 대보니까 걸릴 만한 항목이 하나 잡히더라고요.
자기소개에 쓴 단어를 증명 못 했고, 지역 답을 재탕했잖아요. 두 위원이 같은 항목에 '하'를 줬다면 헌신·열정 쪽이었을 거예요. 지원 동기의 진정성을 보는 자리에서 두 번 걸린 거니까요.
항목 하나를 특정하고 나니까 준비할 게 정해졌습니다.
같은 영 제25조에 추가면접 규정이 있어요. 여기서 두 개를 알았는데 둘 다 중요했습니다.
하나, 추가면접 대상은 미흡만이 아니에요.
기관이 면접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면 우수 또는 미흡 등급자한테 추가면접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통보받았다고 내가 미흡이라고 단정할 수가 없습니다. 이걸 첫날에 알았으면 사흘 안 날렸어요.
둘, 추가면접에서 처음과 다른 등급 받으면 전부 '보통'이 됩니다. 같은 등급 받으면 그 등급으로 확정되고요.
이게 준비 방향을 완전히 바꿔놨어요.
제가 미흡이었다면 재면접에서는 미흡만 피하면 됩니다. 우수 받아도 결과는 보통이에요. 등급 올리러 가는 자리가 아닌 거죠.
그거 알기 전까지 저는 뭔가 더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자료를 더 모으고 있었어요. 그게 첫 면접에서 망한 이유인데도요.
등급이 결과로 이어지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등급 | 결과 |
|---|---|
우수 | 합격 (인원 넘치면 성적순) |
보통 | 선발예정인원 찰 때까지 성적순 합격 |
미흡 | 불합격 |
방향 정하고 나서 한 건 세 개뿐이에요.
하나, 자기소개에 쓴 단어를 다 바꿨어요.
책임감처럼 증명을 요구받는 말을 뺐습니다. 제가 실제로 한 일 중심으로 다시 썼고요. 증명 못 할 단어는 안 넣는 게 나아요.
둘, 지역 소재를 세 개로 늘렸어요.
첫 면접에서 두 개로 세 질문을 막으려다 재탕이 나온 거잖아요. 현안, 정책, 개선점을 서로 안 겹치게 하나씩 준비했습니다.
셋, 자료를 줄였어요.
쪽노트를 늘리는 대신 항목당 세 줄로 잘랐습니다.
말 잘 못하는 사람이 정보만 잔뜩 들고 가면 소화를 못 해서 횡설수설하게 돼요. 첫 면접이 딱 그랬고요.
재면접장은 첫 면접보다 훨씬 부드러웠어요. 긴장할 필요 없다는 말로 시작했고 질문도 경험 위주였습니다.
이런 걸 티타임이라고 부르던데요. 좋은 신호라는 해석이랑 이미 결론 났다는 해석이 같이 돌아요. 그 자리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결과는 최종 합격이었어요.
근데 이게 3주 준비 덕분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우수였다가 통보받은 건지 저는 지금도 몰라요. 평정 결과를 따로 받지 않았거든요.
정보공개청구로 항목별 평정을 받은 사례는 있어요. 상 1개, 중 11개, 하 3개 같은 집계로 나옵니다. 반대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안 주는 기관도 있고요.
필요하시면 지원한 기관 공고문에 평정 결과 통지 문구가 있는지부터 보세요.
3주 동안 제일 힘들었던 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느낌이었어요.
결과는 이미 반쯤 정해진 것 같은데 손에 잡히는 게 없더라고요.
그때 도움 됐던 것만 적어둘게요.
통보가 곧 미흡은 아닙니다. 우수 등급자도 대상이에요.
미흡이었다면 재면접에서는 미흡만 피하면 됩니다. 더 잘 볼 필요 없어요.
면접관 한 명 태도로는 미흡 안 나옵니다. 위원 과반수가 같은 항목에 '하'를 줘야 해요.
구제율 숫자 더 찾아보는 시간에 첫 면접에서 답 못 한 질문 하나 정리하는 게 낫습니다.
"우리 지역은 다 구제된다"는 말은 믿지 마세요. 제일 널리 퍼졌고 제일 위험한 말이에요.
오늘 하실 일은 하나예요.
첫 면접에서 막혔던 질문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세요. 대개 두세 개일 겁니다.
그게 평정표에서 '하'가 뭉쳤을 자리고, 3주 동안 준비할 전부예요.
「공무원임용시험령」 제5조(면접시험) 제3항, 제25조(6급 이하 공개경쟁채용시험 등의 합격결정)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 제1항 제5호 — 국가법령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