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밤 방송된 `R's Trading Station #2`의 두 번째 파트. 알상무 채널을 통틀어 가장 알상무다운 영상입니다. 그리스 신화로 시작해서 30분 뒤에 원화와 엔화로 착지합니다. "오늘은 20분 안에 끝내겠습니다"로 시작해 31분을 씁니다.
곧 개봉하는 영화 `오디세이`의 맷 데이먼 캐스팅 얘기로 시작합니다. "안 어울리는데. 맷 데이먼은 우직한 쪽인데 오디세우스는 굉장히 얍삽한 캐릭터입니다."
서양 엘리트들이 반드시 배우는 두 고전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인데, 내용이 각각 "싸우러 가는 것"과 "이기고 돌아오는 것"이라는 점을 짚습니다.
"동양에 가서 잘사는 성을 10년 동안 포위해서 약탈하고, 문명을 없애고 돌아오는 얘기가 서양 사람들이 배우는 최초의 문학이에요. 이놈들이 호전적이야, 그죠?"
그리고 이아손 신화가 이어집니다. 왕위를 찬탈당하고 켄타우로스에게 길러진 이아손이, 삼촌 펠리아스가 낸 시험 때문에 흑해 동쪽 끝 콜키스로 황금양모를 훔치러 가는 이야기.
정작 미션을 다 깨 준 건 콜키스 공주이자 마녀인 메데이아였고, 이아손은 사람 모으고 메데이아에게 잘해 준 것밖에 없다는 냉정한 평가. "생 양아치야." 나중에 다른 나라 공주와 결혼하려다 메데이아가 자기 아이들을 죽이는 복수를 하죠.
`제이슨(Jason)`이라는 흔한 영어 이름이 성경이 아니라 이 이아손에서 왔다는 사실도 이 영상에서 알게 됩니다.
1430년, 부르고뉴 공작 필리프 선량공이 포르투갈의 이사벨 공주와 결혼하며 만든 기사단 이름이 `황금양모 기사단(Order of the Golden Fleece)`.
이 양가죽 문장이 스페인 왕실 문장에 지금도 들어가 있고, 합스부르크 계열도 별도의 수장을 둡니다.
아키히토 상왕도 1985년에, 엘리자베스 2세도, 사르코지도 받았습니다. 특이한 건 미국인은 거의 없다는 것. 철저히 유럽 내부에서 공유되는 명예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결론이 보입니다. "서양에는 약탈의 전통이 있습니다. 그리고 약탈의 대상은 대부분 동양이죠."
Fleece에는 '양털'과 함께 '벗겨 먹다'라는 뜻이 있다는 데서 이야기가 뒤집힙니다.
"양털 깎는 거 보셨죠? 죽이진 않아요. 다음 양털이 필요하니까 살아 있어야 되거든요. 하지만 춥게, 이렇게 다 벗겨 갑니다."
순서는 늘 같습니다. 저금리로 달러를 푼다 → 신흥국에 들어간다 → 선진국이 금리를 올린다 → 달러를 아무렇지 않게 가져간다.
82년 라틴아메리카, 94년 멕시코 페소,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2년 아르헨티나,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이 영상에서 가장 값진 통찰이 나옵니다.
"제일 위험한 건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에요. 내리막길 중간에 터집니다. 올렸을 때의 후유증을, 금리를 내려 주는 그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이 감당하게 되는 거예요."
엔화가 161~162엔. 1993년 이후 가장 약한 수준. 일본 돈이 동남아에 많이 들어가 있는데, 여기서 엔이 갑자기 강해져 엔캐리가 감기면 무슨 일이 날지 모른다.
태국 바트가 이미 움직인 게 아닌가 하는 개인적 관측도 덧붙입니다. "저는 몽상을 자주 하니까."
지정학도 최악.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이란, 유럽과 미국, 미중, 중국과 대만. "냉전 때는 딱 한 라인만 그어져 있었거든요. 지금은 갈등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하반기는 경계해야 한다는 것. 주식만 보면 "돈을 잘 버는데 왜 빠져?"가 납득이 안 되지만, 판 아래 맨틀에서 이런 게 꿈틀대는 중일 수 있다는 가설입니다.
"우리는 97년하고 달라요." 그때가 시속 40km로 비실비실했다면 지금은 80km에 탄탄한 골격과 근력. 이 정도 매크로 데이터면 글로벌리 이만큼 건전한 데가 없다.
동남아에서 금융위기가 와도, IMF 때 일본이 그랬듯 한국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마지막에 띄운 그림 두 장이 이 영상의 마무리입니다.
"옛날에는 우리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털렸어요. 이 털 벗길 때 양 표정 좀 보세요, 얼마나 싫겠어.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아기 호랑이가 털갈이하는 것처럼. 누가 벗겨 가는 게 아니라 털갈이하는 거죠. 좀 웃기긴 하죠?"
"우리가 못 버티는 건 외부 요인이 아니에요. 단일 종목 레버리지 같은 재밌는 걸 던져 주면 안 돼. 우리끼리 서로 치고받고 흥분하는 것만 제어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제가 원래 국가주의자도 아니고 내셔널리즘 싫어하는데, 한국 금융시장은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시하는 제도도 있고 유튜버도 있고. 그러니까 여러분이 더 감시의 눈으로 비판도 많이 하셔야 돼요."
"저는 가르침을 드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정도로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고, 조언하고 같이 상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은 안 무너지겠지만 코스피는 더 무너질 수 있으니, 다음 주에 하락하더라도 던지는 느낌으로 손절하지는 말라는 당부로 끝납니다.
영상 길이 31분 11초 · 2026년 7월 11일 업로드 (7월 10일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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