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코너가 생겼다. 이름은 지표추적자다. 첫 방송에서 그는 이게 원래 계획에 없던 것이고 한 시간 전에 생각한 거라고 말했다.
무언가를 하다가 그동안 빠뜨린 게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했다. 외국인 순매수를 금요일 주간 정리에서 한 번만 다루는 게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생각. 그리고 자기가 기관에 있을 때 매일 아침 지표를 봤다는 기억. 매니저마다 보는 지표가 따로 있고, 그걸 보면서 시장을 판단하고 모델에 넣는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그때그때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준이 없어 보였겠구나 싶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매일 보는 지표를 매일 그대로 읽어주기로 했다. 시황은 다른 데서 하고, 여기서는 지표만 업데이트한다. 날씨 보듯이 보면 된다고 했다. 라디오처럼 들어도 된다고.
코너를 왜 급하게 시작하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방송이 잠깐 다른 데로 갔다. 그는 자기한테 시간이 없다고 했다. 현업을 떠난 지 꽤 됐고 감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까, 떨어지기 전에 아는 걸 빨리 넘겨야 한다고. 예전에 사람이 바뀔 때 노하우가 적힌 노트나 파일을 넘겨받아도 결국 다 폐기되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인수인계라는 게 실은 거의 되지 않고 그냥 지나가 버린다고.
그리고 채널이 언제 폭파될지 모른다고 했다. 이 부분은 농담처럼 말했지만 농담만은 아닌 것 같았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남들이 안 하는 거 다 하다가 문제가 생겨서 폭파되는 게 목표라고, 어중간하게 연명하지는 않겠다고, 폭파되면 다시 만들 거라고 했다. 또 폭파되고 또 폭파되고. 그러니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목표도 말했다. 이걸 보는 사람들이 주니어 매니저 삼사 년 차 정도의 지식과 노하우를 갖고 십 년 동안 자산을 쌓는 것. 종목은 못 찍어주지만 종목보다 중요한 근육을 키워주는 것. 그러다 수익이 생기면 장학 재단 같은 걸 만들고 싶다고 했다. 어릴 때 희귀병이 있었던 아이들,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 도와준다는 표현이 좀 이상하다고 스스로 고쳐 말했다.
여기까지가 서설이고, 지표는 그다음에 나온다. 이 날 외국인은 3조 원어치를 팔았다. 지난 이 년 누적으로는 186조 원 순매도, 개인은 93조 원 순매수, 기관은 62조 원 순매수. 코스피는 0.97% 올라 6,750포인트로 끝났고 120일선을 간신히 지켰다. 코스닥은 764포인트. 원달러 환율은 1,468원이고 7월 초 1,558원에서 내내 내려온 참이었다. 미국채 10년 금리 4.64%, 국고채 3년 3.95%, WTI 선물 84달러, 삼성전자 25만 4천 원, SK하이닉스 181만 6천 원.
미국채 10년 금리를 왜 보는지 설명하면서 그는 이게 글로벌 벤치마크라고 했다. 금리가 오르면 돈값이 비싸지고, 돈값이 비싸지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을 덜 사게 된다고. 요즘 예금이 연 4.64%를 주지 않는데 미국이 안 갚을 가능성은 아주 낮으니, 그 숫자가 얼마나 무거운 숫자인지 익숙해지라고 했다.
익숙해지라는 말을 그는 몇 번이나 반복했다. 열흘만 들어보면 외국인이 사고 있구나 팔고 있구나가 그냥 보인다고. 띄엄띄엄 보면 판단이 안 된다고. 기관 주니어들이 늘 하는 훈련이라고. 시작한 지 8분밖에 안 지났다며 그는 웃었고, 다음부터는 더 짧게 하겠다고 했다.
이 코너가 정말 매일 올라올지, 얼마나 오래갈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다 드러난 첫 회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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