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거래 상대 계좌번호를 앞에 두고 송금 버튼을 누를지 망설이는 분도 있고, 이미 돈을 보내고 나서 "이거 사기 아닐까" 싶어 이 페이지를 찾아오신 분도 있을 겁니다. 뒤쪽이라면 순서가 다릅니다. 더치트 조회는 돈을 돌려받는 방법이 아닙니다. 상대를 확인하는 절차일 뿐입니다. 저는 오늘 실제로 더치트 사이트에 들어가서 번호를 넣고 검색 버튼을 눌러 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막힌 지점과 결과 화면, 그리고 이미 보냈을 때 먼저 해야 할 일까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이미 계좌로 돈을 보냈고 상대와 연락이 끊겼다면, 더치트에서 그 계좌를 조회하는 일은 지금 순서가 아닙니다. 더치트 조회는 지급정지가 아닙니다. 심증만 확인해 줄 뿐, 은행에서 돈을 묶어 두는 조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먼저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112(경찰) 또는 돈을 보낸 은행 콜센터에 전화해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에서 온라인으로 신고하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서류를 미리 다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신고 접수 번호 하나만 받아 두면 됩니다.
지급정지 뒤의 절차는 금융감독원 보이스피싱지킴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상대가 그 계좌에서 돈을 빼내기 전에 걸어야 의미가 있는 조치라서, 전화를 미루는 만큼 그대로 불리해집니다. 여기까지 해 두면, 상대 정보를 더치트로 다시 확인해도 늦지 않습니다.
반대로 아직 송금 전이라면, 더치트 조회가 정확히 그 역할을 합니다.
더치트(thecheat.co.kr)는 2006년부터 운영된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입니다. 계좌번호나 전화번호가 예전에 신고된 적이 있는지 찾아보는 곳입니다.
접속하면 첫 화면부터 검색창이 뜹니다. 상단 메뉴는 검색, 피해등록, 홈, 헬프센터 네 개뿐이고, 입력창에는 "연락처 또는 계좌번호로 검색해 보세요"라는 안내만 붙어 있습니다. 계좌인지 전화번호인지 따로 고를 필요 없이 번호를 넣고 검색을 누르면 됩니다. 검색창 아래에는 관할 경찰서 찾기, 암호화폐 피해사례 검색 같은 바로가기도 몇 개 있는데, 급할 때는 눈에 잘 안 들어옵니다.
여기서 막혔습니다. 번호를 넣고 검색 버튼을 눌렀더니 결과 화면이 아니라 "웹 로그인 인증코드를 입력해 주세요"라는 화면으로 넘어갔습니다. 더치트 앱을 설치해서 그 안에서 인증코드를 받아야 웹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예전 후기 글들이 하나같이 "앱으로 조회하라"고 적어 둔 이유가 이것이었습니다.
앱을 깔고 인증까지 마치면 그다음 조회는 금방 끝납니다. 정말 봐야 할 부분은 그 결과를 어떻게 읽느냐입니다.
더치트는 완전한 신원 확인 시스템이 아닙니다. 신고가 들어와야 그 번호가 등록되는, 신고 기반의 참고 자료입니다. 아직 아무도 신고하지 않은 계좌는 실제로 사기에 쓰이고 있어도 조회 결과에 걸리지 않습니다. 새로 뚫은 대포통장이나 막 개통한 전화번호일수록 더치트에는 깨끗하게 나옵니다.
제가 접속했을 때 첫 화면에는 오늘 하루 사기예방 1,193건, 누적 사기예방 6,399만 건이라는 숫자가 떠 있었습니다. 전체 피해 사례는 290만 건, 피해가 발생한 사이트만 3만 곳이 넘었습니다. 그만큼 쌓인 신고 데이터라는 뜻이지만, 거꾸로 말하면 이 숫자는 전부 누군가 먼저 당하고 신고한 뒤에 쌓인 것입니다. 결과가 없다는 것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직 신고가 없다는 뜻입니다.
더치트 페이지 맨 아래에는 게시물 내용을 더치트가 보증하지 않는다는 문구도 적혀 있습니다. 법적 책임은 피해사례를 올린 사람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운영사 스스로도 이 데이터를 사실 확인서가 아니라 참고 자료로 못 박아 둔 셈입니다.
그래서 더치트 조회는 상대를 완전히 검증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최소한의 필터로 쓰는 도구입니다.
더치트 결과만 보고 거래를 결정하면 절반만 확인한 것입니다. 검색창을 닫기 전에 이 세 가지도 같이 확인해 보세요.
예금주명 대조: 상대가 알려준 이름과 이체 화면에 뜨는 예금주명이 같은지 한 번 더 봅니다.
시세 확인: 같은 물건의 다른 판매글과 비교해 가격이 지나치게 낮으면 의심합니다.
안전결제 여부: 개인 계좌 직접 송금만 고집하고 안전결제를 거부하면 그 자체가 신호입니다.
이 세 가지는 더치트에 기록이 없어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조회 결과 하나에만 기대지 않아도 되는 이유입니다.
더치트 조회는 순서상 두 번째입니다. 이미 보냈다면 지급정지와 신고가 먼저고, 아직이라면 조회 결과가 없다고 그대로 송금하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번호를 전부 다 기억해 둘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오늘은 상대 계좌번호와 전화번호, 이 두 가지만 각각 한 번씩 조회해 보세요. 결과가 없어도 예금주명 하나는 한 번 더 확인하고 보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