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알상무님의 「설마 하락장에 진입한건가? [지표추적자 1014]」 방송(2026년 10월 14일)에서 나온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알상무님의 칼럼 문체를 빌려 다시 쓴 글입니다.
1929년 11월 13일, 뉴욕.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198.60으로 끝났다. 그해 9월 3일의 고점 381.17에서 거의 절반이 사라진 자리였다. 10월 28일과 29일, 이틀 동안만 23%가 빠졌고, 사람들은 월스트리트 앞에 모여 말없이 서 있었다. 이쯤이면 끝났다고 부르고 싶어지는 숫자다.

시장은 실제로 올랐다. 이튿날부터 217.28까지 올랐고, 이듬해 4월 17일에는 294.07까지 갔다. 198.60에서 약 48%가 오른 것이다. 그러나 그 숫자도 끝이 아니었다. 다우가 진짜 바닥에 닿은 것은 1932년 7월 8일, 41.22였다. 고점에서 89.2%가 빠진 자리였고, 1929년의 고점을 다시 넘은 것은 1954년 11월 23일이었다.

그러니 1929년 11월 13일의 198.60을 누군가 바닥이라고 불렀다면, 그 이름은 2년 반이 훨씬 지나서야 맞는 말이 됐을 것이다. 아니, 맞지도 않는다. 그때의 바닥은 198.60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늘 코스피는 6,008.81로 끝났다. 어제보다 0.44% 빠졌고, 6천 선은 간신히 걸려 있다. 알상무님은 방송에서 이 자리를 두고 한 가지를 못 박았다. 바닥이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고. 바닥이라고 말하는 순간 단단한 바닥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고, 그건 언어로 자기를 속이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건 급락이라고 부를 수 있을 뿐이다.
왜 빠졌느냐고 묻는다. 외국인이 팔아서일까? 그렇지 않다. 8월과 9월에도 외국인은 계속 팔았지만 지수는 빠지지 않았다. 그는 팔아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와중에 팔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호재가 부족해서일까? 삼성전자가 100조를 벌었다는 이야기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아는 정보는 이미 가격에 들어 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왜 빠졌느냐는 물음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고 있다. 그는 후자에 가깝다고 보았다.
원인을 모르는 채 이름부터 붙이는 일은 위험하다. 이름은 안심을 주고, 안심은 행동을 느리게 만든다. 물론 반대편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밸류에이션만 보면 5천대 초반의 코스피는 말이 안 된다. 하방을 받치는 것은 밸류이고, 상방을 떠받치는 것은 수급이다. 알상무님도 이 사이에서 고민이 된다고 했다. 다만 밸류가 인정받으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짧은 시간 안에는 수급이 더 세다. 싸다는 것과 바닥이라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1932년의 41.22도 그 시절 기준으로는 싼 숫자였다.
그러면 바닥은 어떻게 알아보는가. 그는 레벨이 아니라 모양이라고 했다. 점이 아니라 면이다. 가파르게 내려온 틀 한가운데에서 한 번 반등했다고 바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번 반등한 자리에서 또 반등하리라는 기대, 쌍바닥이라는 이야기도 그에게는 해당이 없다. 면이 되려면 시간이 쌓여야 한다. 적어도 2, 3주는 기거나, 아니면 급등해서 잠깐의 급락이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가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본인도 주식을 약 40% 들고 있고, 빠질 때마다 조금씩 사며 현금을 줄여 가고 있다. 그는 이것을 물타기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바닥이라 이름 붙이지 않고도 살 수 있다. 다만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나눠서. 이름은 붙이지 않고 몸으로만 움직이는 것이다.
그에게 진짜 바닥의 신호는 가격이 아니라 마음이다. 올라도 상관없이 사겠다는 생각이 드는 때. 아직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지금은 시간을 보내는 구간이라고 했다. 다음 주에 큰 손절이 나올 수 있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면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포지션이 꼬이고, 손절이 쏟아지고, 그 자리를 누군가 받아 낸 다음에야 겨우 모양이 잡힌다.
1929년 11월 13일의 198.60이 바닥이 아니었다는 것은 지금에야 아는 사실이다. 그날 한 점이 찍혔다는 것과, 그 점이 면이 되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오늘 6,008.81을 두고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그 정도다. 점은 찍혔다. 면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같은 방송을 숫자와 표로 정리한 글은 코스피 6,008로 끝난 수요일, 알상무가 "바닥은 점이 아니라 면"이라고 한 이유에, 가볍게 읽는 버전은 발끝이 닿았다고 바닥은 아니다에 있습니다.
원본 영상: [알상무 「설마 하락장에 진입한건가? [지표추적자 1014]」 보러 가기](https://www.youtube.com/watch?v=sR__lDsZK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