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알상무님의 「지표추적자 (1015 목)」 방송(2026년 10월 15일)에서 나온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가볍게 읽히도록 다시 쓴 글입니다.
부루마블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돈이 모자라는 순간, 누구도 뉴욕부터 팔지 않는다. 가장 별로인 땅과 호텔부터 판다.
시장에서 그 순간이 어제였다.

코스피는 5,554.22로 끝났다. 전날보다 약 7.5% 빠졌고, 종가 기준으로는 올해 가장 낮다. 삼성전자는 207,500원, SK하이닉스는 123만 8천 원이다. 외국인은 하루에 3조 7천억 원을 팔았고, 누적으로는 218조 원을 팔았다. 알상무님은 이 장면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지금은 경기가 나쁜 게 아니라 유동성이 쪼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설명은 이렇다. 미국 생산자물가는 전월보다 1.3% 올라 예상치(0.5%)의 두 배를 넘었고, 소매판매도 0.8%로 예상(0.3%)을 웃돌았다. 경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신라면이 천 원 오르면 소매판매액도 같이 늘어나 잡힌다는 이야기다. 물가 압력은 커졌는데 금리는 내려가고 주식은 빠진다. 보통 금리가 내리면 주식은 오른다고 배웠지만, 채권이 강한 이유가 불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와중에 하이퍼스케일러가 돈을 너무 많이 가져가고 있다는 걱정이 커졌다. 그동안은 앞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그 걱정을 덮고 있었다. 돈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사람들은 모든 보유 자산을 훑어서 가장 안 좋아 보이는 것부터 던진다. 알상무님의 비유로는 한국이 부루마블 판에서 필리핀 같은 곳이다.
물론 한국은 제조업도 잘하고 실적도 좋다. 알상무님도 그건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외국인의 눈으로 한국을 냉정하게 보면 AI 모델이 없고, 지분이 많지 않은 오너가 회사 자원을 쥐고 있다는 질문이 따라온다고 했다. 그는 사회를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돈을 벌려면 이 정도의 까칠함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자기 자신도 의심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면 되나. 알상무님이 방송에서 계속 반복한 말은 두 가지다. 억울해하지 말 것. 그리고 내일 아침을 미리 시뮬레이션할 것.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전투력으로는 이미 20점이 깎인다고 했다. 미국장이 잠깐 오르는 걸 보며 위안을 삼는 것도 소용없다고 했다. 내일 아침 일어났는데 3% 빠져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해 두라는 것이다.
본인의 대응은 이렇다. 현금 비중을 줄여 주식 비중을 50%로 올렸고, 하락이 멈출 때까지 나눠서 70%까지 채울 생각이다. 반대로 10%만 반등해도 이번에 산 것은 다 팔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우선 홀드, 내일 아침에 깨지면 정리한다는 입장이다. 각자의 사정이 있으니 참고만 하라는 말이 늘 붙는다.
한마디만 더 보태면, 부루마블에서 이기는 사람은 돈이 있을 때 이미 어디를 팔지 정해 둔 사람이다. 판이 어려워진 다음에 고르면 늘 늦는다. 오늘 밤, 내일 아침의 한 줄만 정해 두자.
같은 방송을 숫자와 표로 정리한 글은 코스피 5,554로 끝난 목요일, 알상무가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이너스 20점"이라고 한 이유 (지표추적자 1015)에, 알상무님 말투로 쓴 칼럼은 억울함의 값: 시장은 억울함을 받아주지 않는다에 있습니다.
원본 영상: 알상무 「지표추적자 (1015 목)」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