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알상무님의 「지표추적자 1012」 방송(2026년 10월 12일)에서 나온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가볍게 읽히도록 다시 쓴 글입니다.
중고거래 앱에서 노트북을 찾는다고 해 보자. 사양은 역대급인데 값이 이상하게 싸다. 클릭해 보면 이유가 보인다. 판매자 평점이 낮고, 후기에는 "설명이랑 달라요"가 몇 개 붙어 있다. 사양이 아무리 좋아도 손이 잘 안 간다.
오늘 삼성전자가 딱 그 매물이었다.
지난주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냈다. 사양으로는 역대급이다. 그런데 주가는 25만원대로 내려앉았고, 장중엔 24만원도 찍었다. SK하이닉스는 160만원대에 겨우 매달렸다. 코스피는 4% 가까이 빠졌고, 외국인은 하루에 2조 5천억어치를 팔고 나갔다. 사양은 그대로인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남는 설명은 평점뿐이다.

외국인 구매자들이 한국 판매자에게 매긴 평점은 박한 편이다. "돈 벌면 주주한테 돌려준다더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더라"는 후기가 오래 쌓였다. 최근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삼성전자를 '사용자'라며 소송을 냈다는 소식도 있었다. 외국인 눈에는 "판매자가 둘인데 왜 한 사람처럼 굴어?"다. 평점은 이런 데서 깎인다.

평점 걱정은 바다 건너 판매자들도 마찬가지다. AI 회사들은 요즘 "곧 신상 대량 입고"를 외치며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지금 만들기만 하면 미래 매출을 다 먹는다는 것이다. 알상무님의 질문은 단순하다. 그렇게 잘 알았으면 2~3년 전엔 왜 못 했나. 오라클에게도 문의가 와 있다. "데이터센터 허가 안 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직 답이 없다.

주식시장에 상장했다는 건 공개 판매글을 올렸다는 뜻이다. 친구끼리 거래라면 대충 넘어가도 되지만, 공개 판매글에 달린 질문에는 답해야 한다. 답을 안 하면 평점이 깎이고, 같은 물건도 싸게 팔린다. 그래서 날카로운 후기를 남기는 사람들, 공매도 보고서를 쓰는 사람들을 너무 미워할 필요는 없다. 그런 사람이 있어야 판매자가 딴짓을 못 한다.
그렇다고 오늘 다 팔고 앱을 지울 일은 아니다. 알상무님의 이번 주 전략은 오히려 "사자"다. 다들 좌절했을 때 현금 일부로 지수를 조금 사 보는 것. 그도 오늘 코스피200 ETF를 샀다. 2% 빠지면 사려고 걸어 뒀는데 4%까지 빠질 줄은 몰랐다고. 한 가지만 지키면 된다. 짜증 나서 파는 것도, 조급해서 몰아 사는 것도 같은 실수다. 오를 때 조금씩 덜어 내면 된다.
참고로 코스닥이 4,300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한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완벽한 탈모약을 만들거나. 탈모약이면 그 회사 혼자서도 간다고.
사양표는 하루면 바꿀 수 있다. 평점은 거래가 하나하나 쌓여야 오른다. 그러니 이번 주에도 스펙보다 후기를 먼저 보자.
같은 방송을 숫자와 표로 정리한 글은 사상 최고 실적에도 삼성전자가 빠진 이유는 '신뢰'다에, 알상무님 말투로 쓴 칼럼은 참말의 값에 있습니다.
원본 영상: 알상무 「지표추적자 1012」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