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즌이 되면 ISA와 IRP, 연금저축을 하나씩 열어 놓고 어디에 먼저 넣어야 하는지 정하지 못한 분이라면 이 글에서 세 계좌가 갈리는 기준부터 보시면 됩니다. "셋 다 세금 혜택이라는데 결국 뭐가 다른 건가, 잘못 넣었다가 중간에 못 빼는 건 아닌가" 싶으실 텐데요, 저는 국세청의 연금소득 안내와 금융투자협회 ISA 다모아를 열어 두고, 납입 한도와 세액공제 숫자, 중도인출 규칙을 항목별로 맞춰 봤습니다. 비교표와 환급액 계산, 중간에 빼면 붙는 세금, 상황별 순서까지 묶었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이며 세법이 바뀌면 숫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 계좌는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목적이 둘로 나뉩니다. ISA는 3년 안팎의 중기 자금에서 이익에 붙는 세금을 줄이는 계좌이고, 연금저축과 IRP는 55세 이후에 쓸 돈을 넣어 매년 세액공제를 받는 노후 계좌입니다.
항목 | ISA | 연금저축 | IRP |
|---|---|---|---|
성격 | 이익에 붙는 세금을 줄이는 중기 계좌 | 노후용, 넣고 빼기가 자유로운 계좌 | 노후용, 퇴직금을 받는 계좌 |
연 납입한도 | 2,000만 원(5년 합산 1억 원) | IRP와 합쳐 1,800만 원 | 연금저축과 합쳐 1,800만 원 |
세금 혜택 | 순이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서민형 400만 원), 넘는 부분 9.9% 분리과세 | 납입액 세액공제 | 납입액 세액공제 |
세액공제 받는 납입액 | 해당 없음 | 연 600만 원 | 연금저축과 합산 900만 원 |
묶이는 기간 | 3년 | 55세 이후 연금수령 | 55세 이후 연금수령 |
중간에 뺄 때 | 3년 뒤부터 자유 | 가능하지만 공제받은 금액에 16.5% | 법정 사유일 때만 |
위험자산 | 제한 없음 | 제한 없음 | 70%까지 |
비교표를 봤으니 먼저 중기 자금용인 ISA부터 풀어 보겠습니다.
ISA는 한 계좌 안에 예금, 펀드, ETF, 주식 등을 같이 담고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서 세금을 매깁니다. 한 상품에서 번 돈과 다른 상품에서 잃은 돈을 서로 상쇄해 준다는 뜻입니다. 합산한 순이익이 200만 원(서민형과 농어민형은 400만 원)까지는 세금이 없고, 그 위는 9.9%로 분리과세합니다. 일반 계좌의 이자·배당 세율 15.4%보다 낮습니다.
순이익이 500만 원인 경우로 계산하면 일반형은 200만 원이 비과세이고 남은 300만 원에 9.9%를 곱해 약 29만 7천 원입니다. 같은 이익을 일반 계좌로 받았다면 15.4%를 곱한 77만 원이 나옵니다.
조건은 의무가입기간 3년이고, 서민형은 총급여 5천만 원 또는 종합소득 3,800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 ISA는 쓸 수 없는 계좌가 아닙니다. 3년을 채운 뒤에는 꺼내 써도 제한이 없다는 점이 연금 계좌와 가장 다릅니다. 다만 2~3년 안에 쓸 돈은 다른 곳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중기 계좌의 윤곽이 잡혔으니 이제 노후 계좌 두 개를 보겠습니다.
연금저축과 IRP는 납입액의 일부를 그해 세금에서 돌려줍니다. 공제 대상 납입액은 연금저축만이면 연 600만 원, IRP를 합치면 연 900만 원까지입니다. 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 원(종합소득 4,500만 원) 이하면 16.5%, 넘으면 13.2%입니다.
900만 원을 모두 채웠을 때 환급 상한을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900만 원 × 16.5% = 148만 5천 원
총급여 5,500만 원 초과: 900만 원 × 13.2% = 118만 8천 원
연금저축만 600만 원: 16.5%일 때 최대 99만 원
환급은 낸 세금 범위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그해 낼 세금이 적으면 한도를 다 채워도 돌려받는 돈이 더 적을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은 600만 원이 한도인데 IRP를 왜 같이 여느냐는 질문이 많습니다. 600만 원을 넘는 300만 원분을 IRP에 넣어야 900만 원까지 공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연금저축에만 600만 원 넘게 넣어서는 공제가 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두 연금 계좌는 어디서 갈릴까요?
위험자산은 IRP가 주식형 등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고 나머지는 예금 같은 안전자산이어야 합니다. 연금저축에는 이 제한이 없습니다.
중도인출은 연금저축이 필요할 때 뺄 수 있습니다. IRP는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전세보증금, 6개월 이상 요양, 개인회생·파산, 재난 피해 같은 법정 사유로만 뺄 수 있습니다.
퇴직금은 IRP로 받을 수 있고, 연금저축에는 그 기능이 없습니다.
가입은 IRP가 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능합니다.
연금 계좌는 55세 이후, 가입 5년 후에 꺼내야 혜택이 이어집니다. 이 조건에 맞춰 받는 돈에는 연금소득세가 붙는데, 만 55세 이상 70세 미만은 5.5%, 70세 이상 80세 미만은 4.4%, 80세 이상은 3.3%입니다. 연간 받는 금액이 1,500만 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쳐 종합과세를 받거나 16.5% 분리과세를 고릅니다.
한 해 연금수령 한도는 평가액 ÷ (11 - 연금수령 연차)에 120%를 곱해 구합니다. 한도를 넘겨 뺀 부분은 연금이 아닌 중도인출로 취급되어 세금이 달라집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을 중간에 빼면 기타소득세 16.5%가 붙고, 공제받지 않은 납입금은 과세하지 않습니다. 13.2%만 돌려받았어도 뺄 때는 16.5%를 내니, 이 돈을 급전용으로 두면 손해입니다.
연말정산 환급을 늘리고 55세 이후에 쓸 돈이라면 연금저축 600만 원을 채우고 IRP 300만 원을 얹습니다.
3년 뒤에 쓸 수도 있는 목돈이라면 ISA입니다. 도중에 꺼낼 수 있는 돈은 연금 계좌에 두지 마세요.
퇴직금을 받는 사람은 퇴직금이 IRP로 들어오니 IRP를 따로 열게 됩니다.
주식과 ETF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싶다면 연금저축은 제한이 없고 IRP는 70%에서 막힙니다.
세 계좌를 모두 쓴다면 ISA 만기 자금을 연금저축이나 IRP로 옮길 때 이체액의 10%(최대 300만 원)에 추가 세액공제가 붙고, 이체는 만기 후 60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
Q. 연금저축과 IRP를 둘 다 가입하면 공제를 두 배로 받나요?
A. 아닙니다. 공제 대상이 되는 납입액의 합계는 연 900만 원이고, 연금저축 쪽은 600만 원이 상한입니다.
Q. IRP가 연금저축보다 나쁜가요?
A. 주식형 비중 70% 상한과 인출 제한은 불리한 점입니다. 대신 퇴직금을 받을 수 있고 600만 원을 넘는 300만 원분 공제를 챙길 수 있습니다.
Q. 연금 계좌 돈을 중간에 찾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수익에 16.5% 기타소득세가 붙습니다. 급하게 쓸 가능성이 있는 돈은 넣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 계좌는 서로 경쟁하는 상품이 아니라, 돈의 쓸 시점에 따라 나뉘는 용도입니다. 3년 안팎에 쓸 수도 있는 돈은 ISA, 55세 이후에 쓸 돈은 연금저축과 IRP로 정하면 나머지는 한도와 세율의 문제입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지금 모아 둔 돈을 "3년 안에 쓸 수 있는 돈"과 "55세 이후에 쓸 돈"으로 두 줄로 나눠 적어 보세요. 5분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