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알상무님의 「지표추적자 1011」 방송(2026년 10월 11일)에서 나온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가볍게 읽히도록 다시 쓴 글입니다.
이번 달 알바로 100만원을 번 사람이 소개팅에서 이렇게 말한다. "저 연봉 1,200이에요." 틀린 말은 아니다. 열두 달 내내 일한다면.
요즘 AI 회사들이 매출을 말하는 방식이 딱 이렇다. 이름하여 연환산.
지난주 파이낸셜타임스가 오픈AI 프로필의 원본을 올려 버렸다. 시장이 알던 연환산 매출은 700억 달러였는데, 실제로는 500억 달러 수준이라는 것. 200억 달러, 우리 돈 26조원이 프로필에서 빠졌다.

오픈AI의 해명은 "오해"였다. 경쟁사 앤트로픽이 남이 판 금액까지 매출로 잡길래, 비교하기 쉽게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을 뿐이라고. 그러니까 "쟤도 그렇게 써요." 소개팅에서 들으면 별로 안심이 되는 말은 아니다.
그래도 연봉은 해석의 여지라도 있다. 알상무가 정말 보라고 한 건 통장이다. 같은 분석에 따르면 오픈AI의 통장은 2030년까지 마이너스 2천억 달러, 260조원이다. 연봉은 연환산으로 부풀릴 수 있어도 통장 잔고는 연환산이 안 된다.
통장이 이러면 돈을 빌릴 때 보증인이 필요하다. 그 자리에 선 게 엔비디아다. 칩을 더 팔고 싶어서 고객사들 빚에 보증을 잔뜩 서 줬다. 보증은 평소엔 아무 일 없다가, 일이 터지는 순간 내 빚이 된다. 눈치 빠른 채권시장은 벌써 엔비디아의 부도 보험료(CDS)를 올리고 있다.
신혼집 계약도 있다. 오라클 매출의 60% 넘게가 오픈AI가 "여기서 10년 살게" 하고 맺은 선주문이다. 오라클은 그 계약서를 들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우리도 30년 살 집을 30년 대출로 산다. 다만 같이 살 사람 통장이 마이너스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이 소개팅을 지켜보는 한국 시장도 표정이 좋을 리 없다. 코스피는 일주일 새 5.39% 빠져 6,625. 외국인은 2주 동안 15조 가까이 팔고 자리를 떴고, 그 자리를 개인이 6.3조어치 메웠다. 개인은 빠지면 "세일이다" 하고, 오르면 "드디어 제 가치를 찾는구나" 한다. 어느 쪽이든 사는 쪽이다.

다들 수요일 미국 물가 발표를 기다리지만, 알상무가 보는 변수는 따로 있다. AI가 실제로 돈을 버느냐, 미국 중간선거, 이란 전쟁. 그중 첫째가 제일 크다. 오픈AI가 "저희 통장 플러스예요" 한 줄만 보여 주면 금리 걱정은 그날로 끝난다. 그 한 줄이 안 나오니 다들 곁가지 뉴스만 새로고침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현금이 넉넉하다면 지난 몇 주 덜어낸 물량 일부를 되사는 정도는 괜찮다. 이미 물려 있다면 물타기는 참는다. 월요일은 일본도 미국 채권시장도 쉬니 한 대 더 맞을 각오쯤은 해 두자.
소개팅 상대 연봉이 화려하다고 결혼 날짜부터 잡을 필요는 없다. 프로필보다 통장을 먼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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