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고 해 보자. 와이퍼를 최대로 켜도 앞이 안 보인다. 이때 사람들은 보통 둘 중 하나를 한다.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빨리 벗어나려고 액셀을 밟는다. 둘 다 사고 나는 쪽이다.

개장 직전 시장이 딱 이 장면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방송 중에 5~7%씩 밀리고 있었고, 개인 투자자들은 손절하겠다는 글을 올리고 있었다. 그날 방송에서 나온 대응법을 운전으로 옮기면 의외로 쉽다.
1. 급브레이크는 뒤차가 받는다. 팔기로 마음먹었다면 시초가나 8~9시 사이에 한 번에 다 파는 대신 세 덩이로 나눠 팔라고 했다. 한 덩이는 아침에, 나머지는 오후에. 브레이크를 세 번에 나눠 밟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 번에 다 팔면 곧바로 반등이 왔을 때 후회가 너무 크다. 그 후회가 다음 운전을 망친다.
2. 속이 울렁거리면 속도만 살짝 줄인다.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속이 끓는다면 전부가 아니라 10%만 정리하라고 했다. 팔자마자 반등해도 10% 덜 먹었을 뿐이고, 반등이 오면 그 10%를 다시 사면 된다. 차선을 바꾸는 게 아니라 속도계를 한 칸 내리는 일이다.

3. 시야가 트일 때 출발한다. 사는 사람은 오늘 아침에 사면 안 된다고 했다. 장중에 크게 빠졌을 때나 종가쯤에 사는 것이 낫다. 폭우 속에서 갓길에 있던 차가 출발하는 것은 비가 잦아든 뒤다. 빠질 때 사는 게 아니라 빠지고 나서 반등할 때 사는 것이라는 말도 같은 이야기다.
4. 도로에서 내려오지는 않는다. 이날 가장 센 말은 오늘의 미션이 가격이 아니라 멘탈이라는 것이었다. 장이 끝난 뒤에도 투자를 포기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 속도를 줄이는 것과 차를 버리고 도망가는 것은 다르다. 다 버리거나 아침에 다 밀어 넣는 것 둘 다 아니고, 여력을 남긴 채 다음 기회를 보라는 이야기였다.
비유가 안 맞는 부분도 있다. 운전은 비가 그치면 끝나지만 시장은 비가 언제 그치는지 알려 주지 않는다. 방송에서도 올라갈 거라는 말은 못 한다고 했다. 연말은 지금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번 주 안에 반등할지는 애매하다고 했다. 이번 주 초가 가장 힘들 것이라는 말과 함께였다.

그러니 다음에 폭우를 만나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브레이크는 나눠서, 속도는 한 칸만, 출발은 시야가 트인 뒤에. 그리고 고속도로 위에 남아 있기.
알상무 방송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정리했습니다. 원본 영상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더 칼럼처럼 읽는 글은 폭락장 아침, 손절은 미리 묶어 두는 것: 오디세우스의 돛대입니다.